1652㎡ 토지에 ‘지하 3층·지상 2층’ 연면적 1403.7㎡ 규모 “일부 미술 전시실 활용”…공사비 20억원 중 절반 회사돈으로 했나?
이에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 수사관 13명을 투입, 특수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대한항공 본사에서 보관 중인 계약서, 공사 관련 자료, 세무자료 등을 압수해 관련 혐의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평창동 자택.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영종도 A호텔 신축비용으로 전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14년 1월 30년 넘게 살던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자택을 떠나 평창동의 신축 저택으로 이사했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은 신축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4OO-O번지 외 2필지를 합친 1652㎡의 토지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건축면적 677.1㎡에 연면적은 1403.7㎡에 달했다.
특히 단독주택 중 지하 3층에서 지상 1층 일부를 전시장 용도로 승인 받아, 이틀리에 겸 미술 전시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평창동 자택 건물 등기부등본을 보면 단독주택 외에 문화 및 집회시설로도 용도가 표기돼있다.
조 회장은 평창동에 자택을 짓기 위해 해당 부지들을 2004년과 2008년, 2010년에 차례로 매입했다. 3개 필지 모두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가 2분의 1씩 나눠 보유해 공동 명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택 건물은 조 회장이 10분의 7, 이명희 씨가 10분의 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조 회장 주택 인근 시세를 볼 때 조 회장 저택의 지대만 8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당시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해당 토지를 취득할 당시 가격은 46억 원 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저택은 동쪽이 낮고 서쪽은 높은 비스듬한 지형을 활용해 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쪽 지하층은 한면이 완전히 개방된 형태고, 지상에는 한옥 시설물이 들어서 평창동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는 복잡해 일반인은 짓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당시 공사비가 최대 20억 원 정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번에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자택 공시대금 중 A호텔 공사비로 전가한 액수가 10억 원이 넘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체 공사비의 절반 이상이 대한항공 법인에 떠넘겼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측에서는 아직 정확한 액수를 특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번 경찰 압수수색으로 한진그룹 오너인 조양호 회장도 수사망에 오르게 될까.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 초기로 필요한 서류 확보 단계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