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2019’가 열린 벡스코 전경
[일요신문] ‘아트부산 2019’가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4일간 6만3,024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3,000명이 증가한 역대 최고 방문객수다. 실제로 페어 마지막 날인 2일 일요일 하루에만 2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폐막 30분 전까지 넓은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국내외 미술 애호가와 미술관계자,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린 ‘아트부산 2019’는 해양도시 부산의 에너지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다.
아트부산 측에 따르면 참가 갤러리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올해 나난 작가의 플라워 샵(Nanan’s Flower Shop)을 선보이며 SNS 최고 인기 부스로 등극한 서울의 이길이구갤러리 백운아 대표는 “첫 참가에 나난 작가의 사진작품을 5점 판매했고 새로운 고객에게 갤러리와 작가 홍보를 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영화의전당과 함께한 예술영화제 GV 같은 부대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관람객들과도 소통할 자리가 있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올해 첫 참가한 서울의 제이슨함 갤러리의 함윤철 대표는 ”보수적인 도시 부산에서 사라 루카스(Sarah Lucas)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것이 이례적이고 판매로까지 이어져 기쁘다“며 ”다른 화랑에서 소개하지 않는 생소한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왔는데 앞으로 시장에 맞는 브랜딩이 필요하고 다양한 레인지의 작품을 적절히 믹스하는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억대의 작품거래도 이뤄졌다. 더페이지갤러리의 맷 콜리쇼 작품이 3억원대에 판매 됐고, 펄램 갤러리에서 선보인 잉카 쇼니바레 설치 작품 한 점도 2억 4천만원에 판매가 이루어졌다. 단색화 작가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는데 국제 갤러리는 억대의 박서보 두 점 외 현재 부산에서 전시중인 하종현 작가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 이외에도 윤형근 페인팅을 비롯 이우환 판화도 여러 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조현화랑에서는 첫날 이배 작가의 작품이 완판됐고, 탕 컨템포러리 아트의 아이웨이웨이, 아트오브더월드의 캐롤 퓨어맨도 판매되는 등 일억 미만 작품의 거래가 특히 활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미술시장의 불황에도 전반적으로 선전했다.
‘아트부산 2019’ 벡스코 로비 전경 (사진제공=아트부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유럽의 메이저 갤러리들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베를린의 페레즈 프로젝트는 도나 후앙카(Donna Huanca)의 대작 3점을 판매했고, 베스 리테인(Beth Letain)의 아트바젤 출품 예정작도 국내 컬렉터에게 주문 받아 판매했다. 벡스코 로비에서 영상작업과 콜라보레이션 배너를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소시에테의 페트라 코트라이트(Petra Cortight)도 가장 큰 작품을 비롯해 출품한 대부분의 작품을 판매했다. 이외 아트부산에 첫 참가한 알민 레쉬도 투리 시메티(Turi Simeti) 작품을 판매하며 국내 메이저 화랑 한 곳과 전시 가능성을 타진 중에 있다.
아트부산이 마련한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었다. 아트부산의 강연 프로그램인 컨버세이션스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양태오 디자이너, 방송인 마크 테토 등이 참여한 가운데 9회 강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대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올해 첫 도입된 아트키즈는 사전 예매에서 대부분의 세션이 조기마감 되는 등 총 300명의 어린이가 참여해 작품을 관람하는 예절부터 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하는 법까지 다양한 예술체험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영도 라발스 호텔의 루프탑 파티를 비롯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해외 갤러리들과 국내 미술관계자들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교류의 장으로서의 아트페어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트부산은 향후 타 아트페어들과 차별화된 아트부산만의 컨텐츠를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메이저 화랑 유치에 계속해서 힘쓰는 동시에 타 해외 아트페어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국내 화랑의 해외 진출 및 국내 작가들의 해외 전시를 도울 예정이다. 연간 운영중인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서울에서의 정규 포럼도 계획하는 등 컬렉팅 문화의 저변 확대에 힘써 미술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울 방침이다.
‘아트부산 2019’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아트부산)
손영희 아트부산 대표는 ”아트부산을 통해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처음으로 한국 미술시장에 진출한 것이 올해 가장 큰 성과“이라며 ”한번 참가한 갤러리들이 지속적으로 아트부산을 찾을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더 좋은 갤러리들을 유치해 페어의 수준을 계속해서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트부산으로 인해 해외에서 더욱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더불어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