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육덕? “이런 거 첨보나”
문제의 사진들 중에는 남녀 간의 이대일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장면, 여성들 간의 진한 딥키스, 스스럼없이 여자의 가슴을 주무르는 손, 마치 페티시 클럽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찢어진 스타킹과 외국남성과의 진한 스킨십 등 한마디로 ‘준포르노’에 가까운 장면들도 많다. 특히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여성과 가슴 사이에 술병을 꽂고 있는 여성의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를 본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이것이 한국 클럽문화의 현주소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건전한 클럽 파티가 아니라 음란 퇴폐 파티다’라는 격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얼굴을 완전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지나친 프라이버시 침해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A 씨는 그동안 건전한 클럽문화의 정착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A 씨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실제 140여 장의 사진 중에는 연예인으로 보이는 얼굴들도 여럿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진들은 어떻게 유출됐을까. 아직 확인된 건 없지만 현재까지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진 자체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공인된(?) ‘파티 포토그래퍼’가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포토그래퍼의 블로그에는 이런 사진들이 그동안 꾸준히 업로드돼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누군가가 이 사진을 퍼가서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리고 이것을 디시인사이드의 유흥갤러리 등 몇몇 커뮤니티사이트에 ‘푸싱’하면서 이슈화됐다고 한다. 사진을 찍은 사람과 사진을 유포한 사람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유포자’가 특정 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이 사진들을 활용하려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해당 블로그와 미니홈피는 접속이 폭주하자 2일 오후 사진을 삭제하고 아예 폐쇄했지만 문제의 사진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확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선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의 사진들에 대해 클럽 관계자들은 ‘모든 클러버(클럽에 많이 다니는 마니아)들이 그런 행위들을 하거나 즐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가끔씩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당사자들도 퇴폐적인 클럽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의 클럽이 부킹 장소로 변질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전한 클럽 문화는 말뿐이다. 클럽을 찾는 대다수의 남자, 더러는 여자들도 하룻밤을 즐길 상대를 ‘건지기’ 위해 간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과 비트를 만끽할 수 있는 진짜 클럽들은 이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여성클러버)
사실 외국에서 국내로 유입된 많은 문화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퇴폐적이고 음란하게 변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클럽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소수의 리더들 역시 이러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
한편 사진속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몇몇 연예인들은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코요태’의 빽가는 사진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진속의 인물은 한 클럽에서 일하는 분이고 이 분은 클럽에서도 빽가라고 불릴 만큼 자신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진속 인물이 빽가와 닮기는 했지만 다른 인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사진 속에서 빽가로 보이는 남자, 즉 ‘가짜빽가’는 다른 남성 한 명, 여성 2명 등 4명이 함께 어울려 있는 장면이 찍혔는데, 한 여성이 오른팔로 그의 목 뒤를 껴안고 그는 그 여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혼성그룹 멤버인 B 씨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부 톤과 수염의 모양 등이 자신과는 전부 다르다”고 말했고, 또다른 가수 C 양 측도 “몸의 문신이나 흉터를 봤을 때 절대 C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마약수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클럽이 이번 파문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과연 소문대로 ‘노이즈 마케팅’ 차원에서 ‘유포자’가 개인적으로 벌인 일이라면 일단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결과는 유포자의 의도대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자이크 처리 등이 없이 공개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술을 마시거나 어울려 노는 장면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뒤엉켜 있는 남녀의 사진이나 동성애를 연상시킬 만큼 진한 키스, 가슴을 만지고 있는 사진 등은 본인들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진속 인물들이 ‘프라이버시 침해’로 법적인 대응을 한다면 유포자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