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가 그간 무소불위의 통신제한조치(감청)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기무사는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또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실시”할 수 있는 ‘안보 감청’ 제도를 악용해, 그동안 군 통신망 전체에 대한 무제한 감청을 해 왔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에서 ‘안보 감청’의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이 특히 필요한 때”로 한정하고 있다. 군 통신망의 경우에는 ‘작전수행을 위한 군 통신망’에 한해서만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감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라도 4개월을 초과하지 못하고, 허가기간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감청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경우에는 즉시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기무사의 경우 작전수행을 위한 통신망을 넘어 군 통신망 전체에 대해 감청을 해왔고, 감청 연장의 경우 횟수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4개월마다 대통령의 승인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무제한적인 감청을 벌였다.
문병호 의원은 “국정원의 불법적인 국내정보 수집 관행에 이어, 기무사도 법률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사실상 불법적인 감청을 무제한으로 해 온 것이 드러났다”며, “기무사가 그동안 무소부위의 감청을 해왔음에도 이를 중단시킬 권한을 갖고 있는 국정원도, 이를 계속 승인해 준 대통령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의원은 “정보기관들이 감시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불법적인 활동을 하는 관행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정보기관을 사실상 유일하게 감시할 수 있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권한과 활동을 강화해 근본적인 근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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