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추측과 기대는 화 불러
남녀 사이에서 무척 중요함에도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평정심이다. 평정심을 잃게 되면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지고 감정에 쉽게 흔들리게 돼 상대와의 관계에도 어려움이 생기기 쉽다. 평정심을 잃기 쉬운 상황은 잘못 추측하고, 헛된 기대를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27세의 직장여성 K 씨가 바로 그런 상황.
얼마 전 1년여의 연애를 끝낸 그녀는 애인에 대한 섣부른 추측으로 소중한 사랑을 잃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큰 맘 먹고 상대 남자에게 데이트신청 문자를 보낸 후 답이 없자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는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이 있었다. 실은 그의 휴대폰이 방전돼 연락을 늦게 받았을 뿐인데도 그녀는 혼자 추측하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 후에도 비슷한 일들이 많았다. 출장 갔다가 친구 부탁으로 여자 핸드백을 사온 것을 그가 바람이 난 것으로 오해하고 난리를 친 적도 있고, 친구 아들 돌잔치에 혼자 다녀온 그에게 다른 여자랑 갔느냐고 따진 적도 있었다. 그녀의 이런 일방적인 태도에 지친 그는 결국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그녀가 그에 대해 조바심을 낸 것은 자신이 그를 더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예민해지고 부정적인 추측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가 평정심을 갖고 그에 대한 호감을 솔직하게 표현했더라면 두 사람의 관계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 헛된 기대는 상대에 대한 불만을 낳는다
남녀 관계에서 또 하나 조심해야 될 점이 바로 ‘헛된 기대’다. 상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자신이 원해서 뭔가를 해주고는 그에 대한 대가나 보상을 기대하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꽃을 좋아하는 애인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면 그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가끔은 욕심을 내게 된다. ‘그녀에게 꽃을 줬으니 무척 고마워하겠지. 그렇다면 그녀는 나에게 무엇을 해줄까…’ 같은 생각을 하는 순간 꽃을 선물했을 때의 순수한 마음은 퇴색한다. 상대가 자신의 기대대로 뭔가를 해준다면 다행이지만 그 결과가 실망스러울 경우 자신이 먼저 베푼 것을 아까워하고 상대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되기도 한다.
O 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그녀와 커플이 됐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그녀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날이면 그 예쁜 얼굴에 활짝 피는 미소를 생각하며 1초라도 그녀를 빨리 만나고 싶어 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하지만 1년 정도 지나면서 ‘내가 많은 것을 사주기 때문에 날 만나주나?’ ‘나한테 뭘 주는 게 그렇게 아깝나?’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선물공세가 부담스러워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그가 자신의 성의를 무시한다고 서운해 하자 즐겁게 받는 것이 그를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뭔가를 주고나면 받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작은 기대가 불만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해주고 싶어 해줬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라. 상대가 원해서 해줬더라도 그것을 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기대가 커지면 커질수록 행복은 그만큼 더 멀어진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 이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