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악~ 때와 장소 없이 ‘훌러덩’
▲ 영화 <몽정기2>의 한 장면. | ||
사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바바리맨’은 하나의 정형화된 상징에 불과하다. 바바리라는 긴 옷과 그 안의 알몸이 가져다주는 묘한 대비가 하나의 우스꽝스럽고 고정화된 이미지를 형성해왔을 뿐이다. 실제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변태들의 이야기는 황당하지만 재미있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심각하다. 다양한 변태들의 모습을 각 ‘유파’들로 나누어 봤다.
▶▶자위 노출족= 일반적으로 자위는 혼자서 즐기는 극히 은밀한 행위다.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고 최대한 폐쇄된 공간에서 하는 것이 ‘공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부 변태들은 야외에서 하는 자위에 극도의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여고시절 내가 살던 곳은 빌라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바로 앞집의 빌라 정문이 보이는 곳에 살았다. 어느 날 정말이지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을 목격했다. 정문 유리문 뒤에서 어떤 남자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한참을 서있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자위를 하고 있었다. 자위를 하려면 혼자 방에서 할 일이지 왜 빌라 입구 유리문 앞에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이 정문으로 내려오기라고 하면 큰일 아닌가. 이런 광경은 그 이후에도 서너 번 더 목격했다.”(증권업 근무 K 씨·28)
때로는 전봇대를 자신의 애인인 양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후미진 골목의 전봇대 앞에서 자위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는 것.
“집 앞은 사람들이 별로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내 방 창문 바로 앞에 전봇대가 하나 있었는데 가끔 그곳에 와서 자위를 하는 남성을 보곤 했다. 정말 겉으로는 멀쩡한 남자였는데 전봇대와 사랑(?)을 즐겼다. 어떨 때는 마치 개가 자신의 소변을 누면서 영역을 표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프리랜서 디자이너 J 씨·32)
▶▶급 어택 족= 변태라고 단순히 ‘노출’만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때로 단순무식한 변태들은 용기백배, 길가는 여성들을 갑작스럽게 만지고 도망가거나 특정 상황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친구랑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오던 한 남자가 나의 가슴을 2~3초간 만지고 순식간에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너무 깜짝 놀라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같이 있던 친구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이미 그 남자는 저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의류업 H 씨·29)
이뿐만 아니다. 때로는 분식집에서 과감한 스킨십을 하는 기상천외한 경우도 있다.
“하교 길에 친구랑 분식집에서 간식을 먹고 있을 때였다. 이상하게 갑자기 아래 허벅지 쪽이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래를 쳐다보니 이상한 남자가 히죽거리고 웃으면서 내 다리를 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분식집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주인아주머니도 주방에 들어가 있어서 홀에는 나와 내 친구밖에 없었다. 너무 놀라서 ‘꺅’ 하고 소리를 지르니까 순식간에 분식집을 빠져나가 무단횡단을 해서 건너편 아파트 단지로 달아났다. 열을 받는 나와 친구는 끝까지 좇아가 경비원 아저씨를 통해 아파트 전체에 방송을 했고 달려나온 주민들과 함께 잡았다.”(무역업 커리어우먼 K 씨·30)
여학생이 옆에 슬쩍 접근해 천연덕스럽게 자위를 하는 남자도 있다.
“여고시절 친구랑 공원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옆에 낯선 남자가 오더니 다른 데도 빈 벤치가 많았는데 우리 옆에 앉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냥 뭐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얘기하다 느낌이 이상해 옆을 보니 그 사람이 뭔가를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엄지 손가락 두 개도 보였다. 알고보니 하나는 그 남자의 성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손으로 잡고 뽑아버렸어야 했는데 그걸 못한 것이 한스럽다.”(직장인 K 씨· 31)
▶▶텔레토비 족= 텔레토비족은 남들이 멀리서 보이는 언덕 위와 같은 공간에서 나름대로 춤을 추고 뛰어 다니며 노는 변태족들을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퍼포먼스’가 타인들에게 보여지는 것 자체를 즐길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이야기다. 교실에서 가까이 보이는 언덕이 한 군데 있다. 어떤 남자가 그곳에 올라와 옷을 하나씩 벗고 차곡차곡 쌓아놓은 후 그때부터 마치 텔레토비가 언덕 위에서 뛰어 놀 듯이 이리 저리 춤을 추곤 했다. 학생들이 소리를 치고 하니까 더욱 신나서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심지어 스스로 소품까지 준비해 와서 신나게 춤을 췄다.”(여고생 L 양·18)
때로는 정기적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설정해 놓고 공연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나면 12시 30분 정도가 된다. 이 시간쯤에는 늘 바로 옆 건물 옥상에서 자신만의 공연을 하는 변태가 있었다. 때로는 친구들이 폰카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는데, 그때는 마치 자신이 연예인이라도 되는 양 정말로 신나게 춤을 추곤 했다.”(영화기획사 P 양·29)
▶▶자가용 노출족= 때로는 기동성이 좋은 자동차를 활용해 자신의 변태적 욕구를 마음껏 채우는 부류도 있다. 이들은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어 그만큼 잡기도 쉽지 않다.
“여고 시절 일이다. 어떤 아저씨가 가던 자동차를 세운 뒤 나에게 동사무소가 위치를 물었다. 나야 성실하게 알려주었는데, 다음날도 그 사람이 또 나타나서 동사무소가 어딘가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그때도 알려주었는데,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사람은 나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손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 번은 ‘길을 잘 모르니 데려다 달라며 차에 타라고 했는데, 그때 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인터넷 홍보업체 T 씨·24)
때로 심지어는 아예 누드로 자동차 운전을 하고 다니는 변태도 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소리를 질렀다. 나도 뭔가 해서 봤더니 옆에 가고 있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자가 완전 나체로 운전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정말이지 남자인 나도 깜짝 놀랐다. 그 사람은 아주머니들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알았는지, 오히려 씨익 웃으면서 재빠르게 운전해 나갔다.”(광고영업 K 씨·28)
사실 변태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딱히 분류하기가 힘든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자신보다 힘이 약한 여중생,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변태짓을 한다는 점이다. 그 중 일부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파렴치범들도 있다.
사실 어느 정도 성숙한 경우에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때로는 한번쯤 경험할 수 있는 황당한 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여학생은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될 수도 있고 성장해서는 이것이 잘못된 성관념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외부 노출을 즐기는 변태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