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선행마 놀음? 겨울은 추입마 계절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먼저 지난 11월 22~23일 경주결과부터 살펴보자. 양일간 시행된 23개 경주의 3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한 경주마 69두를 분석해보니 선행마 16두(23%), 선입마 26두(37%), 중후미 추입마 27두(40%)가 입상을 했다. 중후미에서 따라오다 막판에 앞서가는 말들을 추월하며 입상하는 말들이 무려 40%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추입마들의 활약이 컸다는 것을 반증한다.
내용면에선 좀더 의미가 있다. 양일간의 경주 가운데 치열하게 선행경합이 이뤄진 것은 토요일 2경주와 일요일 10경주 정도였다. 토요일 2경주는 경주 자체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아직 힘이 덜찬 어린 말들이 소화해내기에는 초반 흐름이 빨랐고, 일요일 10경주는 4번 슈퍼드래곤의 선행을 인정하지 않고 9번 베스트나인이 무리하게 넘어가려는 시도를 하면서 두 마필이 오버페이스로 달렸다. 이 두 경기에서 선행마는 모두 무너졌다.
그렇지만 다른 대부분의 경주는 초반 경합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평소라면 충분히 버틸 만했던 선행마들이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후미에서 따라오다 입상했던 말도 3두나 됐고 깡바닥(맨 꼴찌)에 올라오는 말도 2두나 됐다. 뒷직선에서 앞선을 빠르게 따라잡는 무빙마도 2두나 입상을 했다.
우승마로만 압축을 해봐도 결과는 거의 비슷하다. 이틀간 선행마는 모두 10두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5두는 능력상 확실한 우위를 점한 인기1위마였고 4두는 인기 2~3위였다. 토요일 8경주에서 입상한 불의전차(기수 서승운) 한 마리만이 이변의 주인공(인기 7위)이었을 뿐이다.
선입권에선 우승마 8두 중 4두가 인기마였고, 중후미 추입권에선 5두 중 한 두가 인기마였고 나머지는 비인기마였다.
경마는 선행마 놀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앞에 가는 말이 유리하다. 팬들의 베팅 또한 선행, 선입마들에 집중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행마들이 몰락하면 고배당이 속출한다. 경주로는 큰 흐름이 있다. 봄부터 선행마가 득세하고 여름되면 선행마들의 활약이 최고조에 달하고, 그 기세는 가을이 되면서 조금 수그러지긴 하지만 초겨울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겨울엔 추입마들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추입마들이 상대적으로 득세하는 타이밍을 남들보다 한발 먼저 캐치하는 것도 고배당을 잡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
다음 출전 관심마 명문대사·용마불패 ‘뒷심 짱’ 11월 22~23일 양일간 치러진 경마에서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걸음을 보인 경주마를 소개한다. 속칭 걸음이 터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다. 먼저 토요일 3경주 명문대사. 이 말은 외곽 ‘뺑뺑이’를 당하며 상당한 거리 손실을 감수하며 달렸는데도 막판에 앞선의 마필들을 다 추월했고, 여력도 있었다. 승군했지만 뒷걸음이 거의 폭발한 수준이라 4군에서도 거리만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7경주의 태산번쩍은 걸음이 완전히 터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발주능력도 더 좋아졌고, 무엇보다 빠른 페이스를 따라갔는데도 막판까지 탄력이 무뎌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스피드지수도 50점대에서 60점대로 대폭 나아졌다. 일요일 3경주의 용마불패도 주목할 만하다. 주행검사 당신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데뷔전에선 막판 추입력이 인상적이었다. 초반에 선두권에 가세했다가 뒤로 처지며 힘 안배를 하긴 했지만 직선주로에서 재차 추격에 나선 뒤 짜릿한 역전극을 벌인 것. 결승선 초반 스피드보다 후반부 스피드(12.1초)가 훨씬 좋았다는 점에서 거리가 늘어나도 더 뛸 여지를 보였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