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은 파도에, 두번은 피격으로
당시 당포함은 동해 명태잡이 어로 보호 임무를 수행 중 북한 해안(수원단) 동굴 포대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으며 이 사고로 39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당포함은 북한 함정이 우리 어선을 납치하려고 하자 이를 막다가 북한지역 해안포에서 발사한 280여 발의 포탄을 맞고 침몰했다. 북한의 기습공격을 받은 당포함은 당시 함포 170여 발을 응사하면서 우리 어선들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교전으로 인해 해군 함정이 다시 한 번 침몰한 사건이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에 일어난 ‘제2 연평해전’이다. 당시 북방한계선(NLL) 북한 측 해상에서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북한 경비정 2척이 남한 측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면서 계속 남하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 해군의 고속정 4척이 즉각 대응에 나서 초계와 동시에 퇴거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교전 대비태세를 취하였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이 갑자기 선제 기습포격을 가해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이후 남북이 25분간 교전을 벌였다. 이 교전으로 한국 해군 6명이 전사하였으며, 19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조타실이 피해를 입은 참수리가 바다 속으로 침몰해 17일 만에 인양됐다.
북한과의 교전이 아닌 불의의 사고로 함정이 침몰한 경우는 두 차례다. 1974년 2월 22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를 참배하고 돌아가던 해군 YTL정(수송정)이 돌풍으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해군과 해경 훈련병 316명 가운데 159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는 해군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해군본부는 지난 2007년 한산대첩 기념공원 안에 높이 7m의 위령탑을 설치하고 매년 위령제를 개최해 고인들의 넋을 달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특수목적용 소형 선박 1척이 울산 동쪽 37㎞ 해역에서 지·해·공 합동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복귀하던 도중 높은 파도에 의해 침몰했다. 당시 배에 탑승했던 4명 전원이 바다에 빠져 사망했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