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집으로 가는 길> 스틸
[일요신문] 평범한 주부가 마약운반범으로 몰려 외국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만든 국제 마약운반 사건의 주범이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코카인 48.5㎏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운반한 혐의(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를 받는 전 아무개 씨(51)의 신병을 17일 수리남 정부로부터 넘겨받았다. 전 씨는 지난 2004년 발생한 이른바 ‘장미정 사건’ 주범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4시께 항공기 경유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출발한 국적기 안에서 전 씨를 체포해 데려왔다. 전씨는 오후 2시55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2004년 10월과 이듬해 2월 장미정 씨(당시 34세) 등 3명을 시켜 남미에서 각각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마드리드로 코카인 48.5㎏을 옮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씨는 보석 원석을 운반해달라며 한국에서 심부름꾼을 모집한 뒤 코카인이 들어있는 가방을 전달한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조모씨 등 공범 2명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검거돼 징역 6~10년을 선고받았다.
장 씨는 2004년 10월 남편 지인에게 속아 수고비 400만 원을 받고 전씨 조직의 코카인 17kg을 수리남에서 프랑스로 옮겨줬다. 장 씨는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입국하자마자 마약 소지 및 운반 혐의로 체포됐고, 2006년 11월까지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교도소에서 2년간 복역하고 석방됐다.
장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지난해 개봉되기도 했다.
전 씨는 2004년 9월부터 10년 넘게 수리남에 머무르다가 지난 14일 현지 경찰에 체포된 뒤 추방당했다.
윤영화 온라인 기자 yun.layl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