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전국을 뒤덮고 있는 폭염 때문일까. 무더위를 피해 ‘집단 가출’에 나서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행선지는 도심 안팎의 강변이나 캠프장. 아예 이곳에 가벼운 세간살이를 옮겨 놓고 여름 한철을 보내려는 이른바 ‘가족 캠핑족’들이다.
가족 캠핑족은 하루의 대부분을 캠프장에서 보낸다. 집은 이틀에 한두 번꼴로 잠깐씩 들여다볼 정도. 예전에 사람들이 끈적한 더위를 피해 잠깐씩 ‘밤 나들이’를 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들은 식사는 물론, 출퇴근도 캠프장에서 하며 텐트를 집 삼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있는 난지도 캠프장은 평일에도 인파로 붐비고 있다. 텐트 1백20개가 설치돼 7백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 캠프장은 이미 8월 말까지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 개인이 텐트를 가지고 왔을 경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겨우 조금 남아 있을 정도다.
난지도 캠프장이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신세대 부부들 사이에서 급속히 일고 있는 ‘캠핑 붐’ 때문. ‘캠핑족’의 원조격인 우아무개씨가 월드컵이 치러졌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이곳에서 먹고 자고 출퇴근까지 하며 화제를 뿌린 게 계기가 됐다.
우씨는 “시원한 강바람을 앞으로 하고 날마다 바비큐 그릴에 소시지나 고구마 삼겹살 등을 구워먹으며 소주를 한잔하는 등 그야말로 최고의 휴가를 보낸 것 같았다”고 밝혔다.
우씨의 찬사처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더위도 쫓고 가족끼리 캠핑의 여유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름철 주거공간으로 도심과 가까운 캠프장이 선호되고 있는 것.
최근 캠프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월드컵을 계기로 상당수 캠프장에 야외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각종 시설물이 갖춰져 있기 때문. 그 대표격인 난지도 캠프장의 경우는 ‘몸만 오면 OK’라고 표현될 정도로 시설이 훌륭한 편이다.
텐트 매트 등 야영장비 일체를 대여해 주는 것은 물론, 큰 잔디광장과 샤워장 취사장 화장실 등의 편의 시설도 최상급이다. 여기에 야외수영장과 유람선 선착장, 요트장, 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레저시설도 갖춰져 있다. 게다가 캠프장에 대형 TV까지 설치돼 있어 월드컵 때처럼 분위기 있는 집단시청도 가능하다. 이용 요금도 4인 1가족 기준으로 1박에 1만2천원. 직접 텐트를 가져오면 6천원 정도로 아주 저렴한 편이다.
이처럼 값도 싸고 편리하기 때문에 아예 캠프장에서 여름 한철을 나겠다고 나서는 ‘가족 캠핑족’이 최근 폭주하고 있어 관리소측은 애를 먹고 있다.
난지도 캠프장을 관리하는 한국캠핑문화연구소 박금석 본부장은 “가격이 저렴한 까닭에 일부 노숙자들이나 술꾼들이 점거하는 경우도 있어 입장에 제한을 두고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2~3박 정도만 캠핑을 허용하고 있지만, 일주일 이상씩 연장하는 가족들도 많다”고 말했다.
‘열대야가 8월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는 기상예보 덕에 도심 인근의 캠프장으로 몰려드는 캠핑족의 행렬은 갈수록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독] 배우 김사랑 소유 김포 아파트 세무당국에 압류…체납 사유·금액 ‘눈길’
온라인 기사 ( 2026.05.15 14:5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