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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네이 | ||
마치 한여름 밤에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추리 소설처럼 현실에서도 미스터리한 사건이 간혹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이런 미궁 속의 사건이 추리 소설과 다른 점은 사건을 척척 풀어나가는 명쾌한 탐정이 없다는 것.
때문에 반드시 속 시원한 결말이 있는 추리 소설과 달리 현실 속의 사건은 영원히 결말을 보지 못한 채 묻혀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4년 전 바티칸에서 벌어졌던 한 살인 사건도 아직까지 결말은커녕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고 있는 경우. 한동안 잠잠했던 이 사건은 지금까지 살인범이라고 믿고 있었던 범인 역시 사실은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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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희생자를 위해 추모기도를 올리는 교황. | ||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아침 놀랍게도 교황청은 밤새 모든 사태가 수습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교황청측의 결론은 이러했다. 평소 행실이 방정치 못해 승진을 하지 못했던 토네이가 상관이었던 에스터만에게 앙심을 품고 즉흥적으로 부부를 살해한 후 곧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또한 교황청은 조사 결과 그가 뇌종양으로 인한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었으며, 상습적인 마약 복용자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어머니 앞으로 쓴 유서까지 발견되면서 그의 자살 행각은 기정 사실이 되고 말았다. 당시 이 사건은 이렇게 단순한 정신 이상자의 소행으로 결론 지어졌으며 그 이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한 사람만은 그렇지 못했다. 아들의 결백을 굳게 믿고 있던 토네이의 어머니인 뮤제뜨 보데는 당시 바티칸측의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조사가 영 못마땅했다.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그녀는 결국 유명한 법의학 전문의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부검을 실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