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부사 이충익에 의해 재건된 학술자료와 일치
가학루는 울주도호부 아문의 고각루(현, 울산 동헌 정문)로, 1859년(기미년, 철종10년)에 울산부사 이충익(李忠翼, 부임기간: 1858~1860)에 의해 주변 건물 알안당(얼안당, 枾岸堂)의 재목과 기와를 수습해 중건에 보탰고, 가학루 앞, 뒤 편액과 기문, 상량문도 이충익이 직접 썼다고 ‘울산부선생안’과 ‘가학루기’ 등 사료가 전하고 있다.
본 사진은 지난 4월 발간한 울산박물관 학술총서 ‘울산과 달리(사진으로 남은 울산의 모습)’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조선시대에 알려진 가학루만 3개 이상 존재하고 있었고, 좀 더 명확한 증거를 찾고자 총서자료에서 제외됐다.
‘알려진’ 가학루로는 현재 북한 강원도 안변객사 학성관의 부속건물인 가학루(국보급 제103호)와 충북 영동의 황간향교 앞 가학루(충북 유형문화재 제22호), 경북 영주의 동헌문루인 가학루가 있으나, 본 사진과 구조와 현판 등이 모두 달라 같은 누각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사진자료를 찾은 것은 울산박물관 유물사진을 담당하는 이선종 주무관으로, 그동안 지역 사학자들과 한삼건 교수(울산대) 등 건축학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진에 나온 가학루 및 주변 경관, 초서체로 쓰인 현판 등을 일일이 대조,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울산과학대학교 이철영, 이창업 교수에게 문의한 결과 사진의 가학루는 이층 누각에 정면 3칸, 측면 2칸, 겹처마, 팔작지붕, 이익공양식, 원형기둥으로 보이며, 기존의 사진엽서와 사료, 옛 태화루 사진 등과 대조해 볼 때 울산의 가학루가 확실하다고 답변을 받았다.
지역학계에서 여러 해 동안 가학루 복원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고, 울산시와 중구청도 동헌 정문 재 건립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이번에 발견된 사진이 본 사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학루 사진은 태화루 사진이 발견된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된 유리건판 1,300여 점 중에 있었고, 태화루가 촬영된 사진과 비슷한 시기로 보이는 장면이 있으며, 그동안 ‘서울대학교박물관소장 식민지 시기 유리건판(2008)’ 총서에서는 ‘지방관아 아문 : 가학루’로만 소개돼 있어 어느 지역의 누각인지 알 수 없었다.
이선종 주무관은 “지난 2003년 울산의 태화루 사진이 서울대학교 이문웅 교수님에 의해 발굴된 지 10여 년 만에, 또 다시 의미 있는 사진을 찾아 울산 역사를 찾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특히 유리건판으로 남은 가학루 사진 덕분에 건축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최근 사진으로 복원된 ‘광화문 현판’과 같이 가학루 현판도 사진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성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