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의 유럽가전전시회 IFA에서 벌어진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위조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LG전자와 조성진 사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세탁기 손괴사건 핵심 피의자인 조성진 사장은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CES를 목전에 둔 상황을 검찰이 잘 알고 있음에도 조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했다면, 공권력과 법질서를 무시하는 정도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조 사장을 소환해 CCTV 화면 속 인물이 본인인지, 왜 그랬는지만 조사하면 되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사안”이라며 “CES가 15일 이상 남았으므로 신속히 출석해서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성진 사장이 검찰조사에 불응해 100일이 넘도록 조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를 상대로 터무니없이 맞고소를 한 것은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임이 명백하다”며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이 같은 적반하장 태도에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LG전자가 제기한 독일 검찰의 조성진 사장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앞서 지난 9월 독일 슈티글리츠에서 조 사장의 세탁기 파손행위가 CCTV에 녹화된 사건과, 유로파센터 현장에서 조 상무 일행이 파손을 하다가 현장에서 발각되어 문제가 된 사건 등을 삼성전자 독일법인이 독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그중 조 상무 일행 사건은 조 상무 일행이 피해자인 자툰사에 피해 변상을 했고, 조 상무가 독일에 전과가 없다는 이유 등 절차상의 이유로 종결된 것뿐이지 무혐의 처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조성진 사장 사건은 현재 피해자가 당사이기 때문에 계속 수사 중에 있고, 종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조 사장이 두 차례의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아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사장이 다음 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하고 나서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옴에 따라 검찰은 CES 기간에 조 사장의 출국을 일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