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적지 않은 수사 뒷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영화 <친구>의 실제 모델(유오성 역) 정아무개씨(수감중)의 부인 한아무개씨의 대담함.
정씨는 조직 선배인 권씨와 함께 곽 감독에게 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친구 덕분에 나도 호강 한 번 해볼란다”며 도와줄 것을 은근히 종용하는가 하면 곽 감독이 별다른 반응이 없자 “네가 정 요구에 안 따르면 우리 방식대로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곽 감독은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P호텔에서 권씨에게 현금 3억원을 건넸다.
▲ 곽경택 감독 | ||
이에 권씨는 한씨를 ‘곱게’ 돌려보낸 뒤 정씨를 면회해 “여자 간수 잘 해라”라며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친구>의 흥행 대박 이후 곽 감독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사 ‘진인사필름’과 관련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수사 단계에서 검찰은 한 가지 묘한 사실을 발견했다. 곽 감독이 설립한 영화사 진인사 필름에 수감중인 정씨의 친형(44)이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던 것.
이번 사건에서 곽 감독을 협박했던 정씨의 역할에 주목한 검찰은 이와 관련해 수감중인 정씨가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진인사필름이 영화 <친구>의 성공에 힘입어 설립됐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검찰의 시각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영화사측은 이런 의심에 대해 터무니없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진인사필름의 양중경 대표는 “그분은 우리가 어려울 때 얼마간의 지분을 투자한 것이 인연이 돼 임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이라며 “수감중인 정씨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