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전 동반자’
4륜구동 SUV의 강자인 아우디 Q7(위)과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두 차종은 눈길 등에 강해 겨울철에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은 2014년 11월 1일 이후로 출시하는 모든 승용차에 ESP를 의무 장착한다. ESP로 인해 유럽에서만 6000명의 사망사고를 방지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EU의 조사에 따르면 약 3만 3000여 건 이상의 사고가 ESP를 장착했기 때문에 방지되었고 이는 ABS 이후로 가장 중요한 안전 장비로 인식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ESP가 무엇이길래 사람의 목숨을 구할까.
말 그대로 차체의 자세를 제어하는 장치다. ESP는 각 휠의 미끄러짐을 방지하여 차체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ESP는 자동차 회사에 따라 ‘VDC’와 ‘ESC’ ‘DSC’ ‘VSC’ 등 독자적인 명칭을 사용한다. 차가 미끄러지거나 돌 때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이를 감지하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움직여서 사고를 줄이는 기본 기능은 비슷하다.
차체는 가속 제동 코너링 등 주행상황에 따라 한쪽으로 쏠리거나 미끄러지거나 전복할 위험에 처한다. ESP는 차 곳곳에 있는 센서를 통해 속도 조향각 제동력 기울기 등을 파악한 뒤 운전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브레이크 압력과 엔진출력을 제어한다. ESP는 ABS와 다르다. ABS는 급제동시 노면의 상태에 따른 차륜의 회전수를 분석하여 각 차륜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이다. 브레이크를 잡았다 풀었다를 빠르게 반복하는 전자제어 장치다. ABS가 장착된 차량의 브레이크를 꽉 밟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ABS가 밟았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운전자가 눈치 채지 못할 뿐이다. 이 장치가 있어야 타이어가 계속 구르면서 방향을 잡거나 제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빗길이나 곡선길 등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예방해주고 급제동 때 타이어가 차 방향을 잃는 것을 막아준다.
이에 반해 ESP는 코너링 및 가속과 제동시에 스티어링 휠 상태까지 분석하여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차량의 실제 방향을 비교한 뒤 일치하지 않을 때 작동하여 차향의 진행방향을 최적으로 조정해주는 시스템이다.
ESP는 특히 빙판길이나 빗길에서 큰 효과를 낸다. 고급차 브랜드들은 10여 년 전부터 모든 차종에 기본 안전 장비로 채택했다.
ESP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최초로 적용된 이후로 글로벌 시장에 점차 적용폭을 확대했으며, 국내에서도 현대, 기아차의 대부분의 차량에도 적용되었고, 쉐보레는 스파크S에도 ESP를 적용하는 등 승용차에는 거의 대부분 적용되었으나 경트럭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SUV는 눈길에 더 안전할까. 같은 조건이라면 승용차보다 조금 낫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ESP가 장착된 4륜구동이라면 훨씬 안전하다. 때문에 겨울일수록 4륜구동 자동차의 인기가 높다. SUV 전통의 강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현존하는 승용차용 4륜구동 시스템 중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아우디 Q7 등등.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가격이 넘사벽 수준이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