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 ‘막장드라마’ 앙금은 여전
조성민(왼쪽)과 윤호영의 신경전 모습. MBC스포츠 방송화면 캡처.
조성민과 윤호영이 신경전을 벌이는 영상은 조회수가 30만이 훌쩍 넘을 정도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론은 문제를 일으킨 윤호영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윤호영이 25일 전창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전해졌지만, 당사자인 조성민에게 전화하지 않은 것이 알려지면서 윤호영에 대한 비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성민은 “전화가 와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전화 오길 기다리지도 않았지만, 만약 왔다고 해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화해라는 것은 진심으로 우러났을 때 하는 건데, 여론을 의식해서 억지로 하는 화해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조성민은 시간이 흘러도 윤호영에 대한 감정이 가라앉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치열한 몸싸움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때론 상대방의 행동에 화가 치밀어오기도 하지만 윤호영처럼 머리를 들이밀며 대든 후배는 없었다는 것.
“그날 숙소 도착 후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농구하면서 이토록 화가 치밀어 오른 적도 없었다. 정말 농구하는데 회의가 들 정도였다.”
조성민은 동부전을 마치고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김영만 감독을 찾아가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렸다고 한다. 윤호영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동부 벤치에까지 가게 만들었던 것. 하지만 윤호영은 kt 벤치는 물론 이후 조성민에게 전화 한 통 없었다.
“우리 감독님에게는 전화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전화 직후 바로 기사가 나왔다. ‘윤호영, 전창진 감독에게 사과 전화했다’라고. 언론에 굳이 그런 사실을 알려야 했는지 모르겠지만,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윤호영에게 전화를 받은 전창진 감독도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처음에는 (김)주성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자기가 호영이를 호되게 야단 쳤다면서 바로 전화드릴 것이라고. 그리고 나서 전화를 받았는데, 솔직히 그 전화는 나한테 할 게 아니라 성민이에게 해야 하는 전화였다. 성민이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모른다. 아무리 경기 중에는 선후배가 없다고 해도, 경기 끝나면 선후배로 돌아가는 것이고 하루 정도 지나서 ‘죄송하다’고 직접 전화를 걸었으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성민이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더라. 우리 팀 선수가 아니라서 내가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닌데, 농구 선배로서 한 마디 한다면 세상은 넓게 보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는 영원할 수 없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에게 더블테크니컬파울을 적용한 심판 판정과 관련해서 KBL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호영의 도발로 인해 벌어진 일인데, 조성민이 왜 더블테크니컬파울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KBL의 설명을 듣고자 함이다. 경기 중 발생한 테크니컬파울에 대해 KBL은 사후 판독을 하게 돼 있다. 여기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을 경우 벌금 20만 원이 매겨진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