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테이프>, 영어 원제는 <Sex Tape>로 제목부터 화끈하다. 이에 따라 ‘그 영화의 에로티시즘’ 코너에 소개되지만 결단코 에로티시즘을 논하는 영화는 아니다. 성관계, 다시 말해 섹스를 소재로 한 영화이긴 하지만 야한 영화라기 보단 코미디 영화다.
카메론 디아즈,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 스타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노출을 시도한 영화는 거의 없다. 섹시 이미지를 제대로 살린 영화에는 자주 출연했지만 섹시 이미지만 선보였을 뿐 직접 노출을 시도하진 않았다. 섹시를 코믹하게 살려내는 재능이 뛰어난 여배우라고 분류하는 게 가장 적절한 것이다.
2014년, 비로소 그가 전라로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섹스 테이프>가 그 영화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노출은 없다. 전라 뒤태는 자주 등장하지만 가슴 등 신체 특정 부위의 노출은 이번에도 철저히 조심했다. 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섹시를 코믹하게 살려내는 카메론 디아즈의 재능은 제대로 그려진다.
영화 얘긴 아니지만 실제로 2014년에 카메론 디아즈의 상반신 누드가 공개되긴 했다. 2014년 개봉작 <섹스 테이프>가 아닌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쉬닷컴을 통해 공개된 카리브 해의 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는 카메론 디아즈의 모습에서 비키니 상의를 벗어던진 채 물놀이 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그 어떤 감독도 해내지 못한 일을 파파라치가 해낸 셈이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 <섹스 테이프>가 에로티시즘을 논할 영화가 아님에도 ‘그 영화의 에로티시즘’ 코너에서 소개되는 이유는 바로 다양한 시도다. 세상에는 다양한 장르마다 특출난 재능을 갖춘 감독들이 있다. 이는 에로티시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다양한 장소와 체위 등을 통한 신선한 시도로 능력을 검증받는 감독들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방송인으로 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봉만대 감독이 에로 감독 시절에 다양한 장소와 체위를 활용해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렇지만 전세계 그 어떤 감독도 시도해보지 못한 체위를 <섹스테이프>의 제이크 캐스단 감독이 해냈다. 이미 영화 <배드 티처>를 연출하며 카메론 디아즈의 섹시를 코믹하게 살려내는 재능을 경험한 그가 이번 영화에선 그런 카메론 디아즈의 장기를 제대로 그려내려고 결심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특히 제이(제이슨 시겔 분)가 누워있고 그 앞에 선 애니(카메론 디아즈 분)가 공중에서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돈 뒤 제이의 몸 위로 착지하며 결합(?)하는 듣도 보도 못한 체위는 그 어느 위대한 에로티시즘의 대가도 다다르지 못한 경지의 체위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제이와 애니는 섹스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참신해 보이는 정사신이 여럿 눈에 띈다.
물론 이런 시도를 지금껏 다른 감독들이 하지 않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에로티시즘의 대가들이 다양한 장소에서의 섹스와 다양한 체위의 섹스를 시도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섹스란 에로티시즘의 세계를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영화 <섹스 테이프>는 에로티시즘의 측면이 아닌 코미디의 측면에서 정사신에 다가갔다. 이 때문에 카메론 디아즈가 공중제비를 돌며 결합(?)을 시도하는 체위는 매우 재미있는 장면일 뿐, 결코 따라해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 결국 <섹스 테이프>는 보다 코믹한 정사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적절해 보인다. 따라서 야하진 않지만 무척 웃기는 영화다.
@ 줄거리
20대 초반의 나이에 사랑에 빠진 애니(카메론 디아즈 분)와 제이(제이슨 세걸 분)는 ‘땀투성이의 지저분하고 끝내주는 섹스’를 즐기며 수개월 동안 뜨겁게 사랑한다. 그리고 애니가 임신하며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된다. 또 두 아이를 낳으며 10년째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부부의 성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 물론 이들이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 한 명으론 어려운 정도이던 부부의 성생활이 아이 두 명으론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는 것. 게다가 10년가량 함께 살다 보니 욕실에서 벗고 나와도 별다른 감흥이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부부 사이에 뭔가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여긴 제이와 애니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바로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서 성관계 모습을 촬영하는 것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으려 한 것.
여기까지는 좋았다. 부부 사이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며 성생활 역시 좋아지는 계기가 된 것. 그런데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의 동영상이 인터넷 클라우드에 올라가며 급속도로 퍼지게 된 것. 이제 제이와 애니는 클라우드가 공유된 아이패드를 갖고 있는 이들을 찾아다니며 문제의 파일을 삭제해야만 한다. 이런 애니와 제이의 고군분투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다.
@ 베드신 / 노출 정보
#첫 베드신 (3분가량. 뒤태만 노출)
영화는 첫 장면부터 정사신으로 시작된다. 애니와 제이가 대학 시절 만나 사랑하던 이야기로 ‘어딜 가든 뭘 하든 다 섹스를 하기 위한 시절’의 모습이다. 기숙사에서는 기본, 대학 캠퍼스의 큰 나무 아래에서 학생들이 오가지만 몰래 섹스를 즐기는 장면도 있다. 대학 도서관에서의 몰래 섹스 장면도 눈길을 끈다. 도서관에서 애니와 제이는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하며 몰래 성관계를 갖지만 거대한 도서관 책꽂이가 요동치듯 흔들리는 장면이 매우 코믹하다. 노출 수위는 카메론 디아즈가 팬티만 입고 있는 상반신 누드 뒤태 정도로 그리 높지 않다.
#2번째 베드신(10분가량. 뒤태만 살짝 노출)
첫 베드신이 3분이나 되는 까닭이 여러 개의 정사신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붙여 놓았기 때문이었던 것만큼 10여 분이나 되는 두 번째 베드신 역시 마찬가지다. 어렵게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 성관계를 시도하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애니와 제이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로티시즘의 측면이 아닌 10여 년 동안 함께 산 부부가 서로에게 성적인 욕망을 느끼지 못해 갈등하는 모습을 그려낸 장면이다. 결국 섹스 비디오 촬영을 결심하고 새로운 시도를 사는 것으로 기나긴 베드신이 끝이 난다.
#3번째 베드신(2분 49초가량, 뒤태 노출)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3번째 베드신이 이 영화의 백미다. 어렵게 자신들의 ‘섹스 테이프’ 파일을 모두 삭제한 애니와 제이는 USB에 담긴 마지막 파일을 제거하려 한다. 그렇지만 이왕 찍은 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보기로 결심한 부부가 문제의 파일을 연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그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된다.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 위해 촬영을 막 시작하는 장면에서 끝난 두 번째 베드신 이후의 모습이 소개되는 것.
책을 보며 다양한 체위를 시도하는 장면부터 문제의 공중제비 체위까지 바로 여기서 등장한다. 섹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얼마나 코믹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지를 카메론 디아즈와 제이슨 세걸, 두 배우와 제이크 캐스단 감독이 제대로 보여준다.
@ 에로 지수 : 0
이 영화는 야하기 위해서가 아닌 웃기기 위해 배우들이 옷을 벗은 영화다. 따라서 에로지수를 따질 필요성조차 없다. 다만 에로를 연계한 코믹 지수를 계산한다면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