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에서 수사하는 경찰들의 말을 들어보면 막상 피의자들을 검거해놓고 보면 특이한 인연으로 이미 안면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김해경찰서 형사들과 피의자와의 웃지 못할 ‘인연’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일 그날 오전 경찰에 검거된 한씨는 경남 김해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형사계장은 여느 때와 같이 부하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사무실을 한바퀴 돌고 있을 무렵, 그의 눈에 어디선가 낯익은 얼굴 하나가 발견됐다. 그 사람이 바로 피의자 한씨.
곰곰이 생각에 잠긴 계장의 머릿속에 정확히 1년 전 ‘그 일’이 떠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한씨는 오전에 수사과장실에 불쑥 나타났다. 개량한복을 멀쩡하게 차려입고. 당시 수사과장실에는 경찰서 간부들이 오전회의를 진행중이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한씨는 수사과장을 상대로 “관내 보도방을 수사해서 경찰에 넘겨주겠다”며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물론 말 끝에 “대신 일정 금액의 수사비를 달라”는 말이 빠지지는 않았다.
당시 오전 회의를 위해 과장실에 모여 있던 간부들의 눈이 휘둥그래진 것은 당연한 일. 어처구니가 없던 수사과장은 자상하게 타일러 한씨를 되돌려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1년이 지난 최근, 이번에는 피의자의 신분으로 다시 경찰서를 찾은 한씨.
이런 배포 때문이었을까.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한씨는 “강원도 삼척에 2백억원 규모의 토지매립공사를 진행중이라 굉장히 바쁘다”라며 끝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이때 경찰서 한켠에서는 “한씨에게 받지 못한 월급 2백만원을 대신 좀 받아달라”며 매달린 한씨의 전직 운전사의 하소연 때문에 한 관계자가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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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5 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