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대구 도심 왕복 8차로에서 안 아무개 씨(28·무직)가 5만 원권 지폐 160여 장(800여만 원)을 길바닥에 뿌려 순식간에 주변이 아수라장이 됐다.
사건 5분여 뒤 경찰이 출동해 현장 근처에서 배회하던 안 씨를 붙잡았지만, 안 씨가 거리에 뿌린 약 800여 만 원의 돈은 단 한 푼도 찾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안 씨는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돈과 부모님에게 차를 사기 위해 받은 돈, 자신이 일해 번 돈 등 모두 4700만 원을 가방에 갖고 있었고 이 중 800여만 원을 도로에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안 씨의 가족은 그가 최근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현금수송차 사고로 1500만 홍콩달러(21억 3165만 원)가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당시 현금수송 차량에는 운전자와 경비요원 등 세 명이 타고 있었지만 차량 뒷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거액의 지폐 다발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홍콩 경찰은 주운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절도죄로 엄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돈을 주워간 시민 두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대구와 홍콩에서 벌어진 돈벼락 사건은 비슷하지만 대구 돈벼락 사건은 지폐를 주워간 사람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대구 사건의 경우 고의로 돈을 뿌린 안 씨는 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돼 지폐를 주워간 사람을 처벌할 수 없다. 반면 홍콩 사건의 경우 돈의 소유자가 실수로 돈다발을 흘린 것이기 때문에 지폐를 가져가면 절도 등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
[온라인 사회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