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용이냐 판매용이냐

40여 명의 피해 여성들 중 현재 경찰 조사에 응한 여성은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0여 명의 여성들은 경찰 조사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현재 문제의 성관계 테이프가 외부에 유출됐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진씨가 비디오 테이프를 상당수 CD로 제작한 점으로 봐서 인터넷 성인 사이트 등에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진씨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테이프가 합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씨는 경찰에서 “성관계 장면은 모두 상대의 동의를 받아 촬영한 것이며, 보관용일 뿐 외부에 유출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의 경우 비디오 촬영 사실을 전혀 몰랐던 점, 그리고 각 촬영 장면을 설명과 함께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은 점으로 미뤄볼 때 외부에 이미 유출됐거나 유출할 계획이었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에 모습을 드러낸 상당수의 여성들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 상당수가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전문직 여성들이라 조사를 꺼리고 있지만 몇몇 여성들을 통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며 “만약 성관계 테이프가 외부로 유출됐을 경우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