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회장 측 구체적 반박 없어 법원 ‘자백간주’ …한화갤러리아, ‘라누보 한남’ 경매 절차 밟나
#소송 제기되자 6500만 원 변제

소송의 발단은 차 회장이 연체한 갤러리아 카드 대금이었다. 차 회장은 한화갤러리아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2025년 5월 16일부터 6월 22일까지 한 달여간 40억 4814만 4591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차 회장은 35억 9871만 6769원을 갚지 않았고,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월 차 회장을 상대로 미지급 카드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시작되자 차 회장은 밀린 대금 중 일부를 갚았다. 지난 2월 3일 1500만 원과 같은 달 26일 5000만 원 등 총 6500만 원을 상환하면서 미지급 원금은 35억 3371만 6769원으로 줄었다.
눈에 띄는 것은 차 회장 측의 재판 대응이다. 차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답변서만 두 차례 냈을 뿐 한화갤러리아 측이 주장한 청구원인 사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열린 변론기일에도 차 회장 측은 청구 기각을 요구하는 기존 답변서를 진술했을 뿐 한화갤러리아 측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민사소송법상 ‘자백간주’를 적용했다.
자백간주는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주장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을 경우 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답변서에 청구 자체를 기각해 달라고 요구했더라도 소송의 기초가 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았다면 자백간주가 적용될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제승의 서하원 변호사는 본지와의 서면 질의를 통해 “한화갤러리아 주식회사가 청구한 금액 자체는 다투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항소 없이 판결 확정

서 변호사는 항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마찬가지로 “청구 금액 자체를 다투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판결금 지급 계획에 대해선 “현재 한화갤러리아와 원만히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한화갤러리아는 판결 선고 직후 강제집행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취재 결과, 한화갤러리아는 판결 선고 후인 지난 8월 31일 법원으로부터 집행문도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월 카드 대금 채권을 근거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라누보 한남 1차’ 4개 세대 가운데 차 회장 소유 지분을 가압류한 바 있다. 채권액 역시 35억 9871만 6769원으로 미지급 카드 대금과 동일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확정판결과 집행문을 확보해 가압류해 둔 차 회장 소유 지분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실제 경매가 진행될 경우 채권 회수 규모는 해당 지분에 설정된 다른 권리관계와 매각대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강제경매 신청 계획에 대해 9월 29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한편 라누보 한남 1차 같은 부동산에 가수 이승기 씨가 설정한 가압류도 확인됐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승기 씨는 지난 9월 21일 차 회장의 배우자 A 씨 지분에 청구금액 40억 원의 가압류를 등기했다. 이승기 씨는 2024년 이 빌라를 전세보증금 105억 원에 계약해 거주해왔는데, 8월 전세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회장이 채무자로 있는 또 다른 한남동 고급빌라는 이미 별도 채권자에 의해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월 28일 피아크그룹 계열 부동산회사 원에스가 소유한 ‘라누보 한남 2차’ 전용면적 186㎡ 한 세대에 대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채권자는 서울 서초구 소재 금융컨설팅 업체로 청구액은 약 16억 4000만 원이다.
차 회장은 현재 3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차 회장은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을 제안해 242억 원의 선수금을 받고도 사업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차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첫 공판은 오는 10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차 회장 측은 사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