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 긴급 구호대 1명... 정밀검사 위해 독일로 후송
외교부와 보건복지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구호대 1진 의료진 1명이 지난달 30일(이하 한국 시각) 에볼라 양성 환자로부터 채혈하던 도중 환자가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왼쪽 두번째 손가락을 감싼 장갑이 찢어지고 손가락이 주사바늘에 닿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재 증상은 없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독일의 에볼라 치료 병원으로 후송해 감염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 의료진은 지난달 13일 한국을 출발한 긴급구호대 1진 10명(의사 4명, 간호사 6명) 중 1명으로, 영국에서 일주일간 훈련을 받은 뒤 지난달 20일 시에라리온에 도착해 현지 적응하였고, 지난달 27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인근 가더리치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의료 활동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의료진은 유럽연합(EU)지침에 따라 접촉 부위를 30분간 5% 염소 소독약에 담그는 등 응급처치를 했으며, 현재까지 피부손상 등의 외상과 발열 및 구토 등 에볼라 감염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채혈을 시도했던 환자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맨 피부가 노출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감염을) 우려할 수 있다”며 “사고 발생 직후 현지 에볼라 대응을 총괄하는 영국 국제개발부(DFID) 등과 협의한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활동을 중단하고 감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에볼라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체액이 상처나 점막을 통해 침투하면서 전염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사용된 주삿바늘에 피부가 노출됐을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에볼라에 대응하는 의료진은 항상 보호복을 입고 활동하고, 보호복이 손상된 경우 즉시 격리돼 감염 여부를 검사받는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WHO를 통해 후송을 요청했고 1일 오전 독일 소재 에볼라 치료 병원에서 대원을 수용하겠다고 공식 통보해 3일 오전 후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 의료진은 독일로 후송돼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인 오는 20일까지 격리돼 감염 여부를 조사받고, 에볼라 발병 시 완치 때까지 치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
피해 의료진의 독일 후송 이유는 애초 의료대원이 감염 우려 상황이 발생하면 에볼라 회복자의 혈청을 비교적 수월한 유럽의 의료 기관에서 치료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독일에 의뢰‧수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 29일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총 2만206명이 감염돼 7905명이 사망했으며, 시에라리온은 9446명이 감염됐고 2758명이 사망해 라이베리아에 이어 피해가 두 번째로 심한 국가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계없이 이달 10일 예정된 의료진 2진 파견을 예정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파견된 1진의 활동 기간은 오는 24일 끝나며, 3진 파견은 다음달 7일로 예정돼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