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박관천 경정에게 공무상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무고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3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경정은 지난해 2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하면서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문건 10여 건을 청와대 밖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경정이 반출한 문건을 개인 짐에 담아 새 근무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에 숨겨둔 혐의가 공용서류 은닉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어 박 경정은 직속상관이었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내부 문건들을 제3자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17건의 문건을 2013년부터 지난해 1월 사이에 박 회장 측에 수차례에 걸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된 문건에는 정윤회 씨가 ‘십상시’로 지칭된 청와대 비서진 10명과 정기적으로 비밀회동을 열었고,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했다는 내용의 ‘정윤회 문건’ 등 박 경정이 작성한 다량의 문건이 포함됐다.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이 해당 문건을 박 회장 측에 건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해당 문건을 작성, 조 전 비서관에게 제공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또한 박 경정은 세계일보의 ‘청와대 행정관 비리 의혹’ 보도 이후 자신이 문건 유출자로 의심받자 반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지난 5월 청와대 공직기장비서관실의 다른 파견 경찰관과 대검 수사관 등이 유출자인 것처럼 꾸민 허위 유출경위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경정이 이 보고서가 유출자를 처리해 달라는 진정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해 박 경정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5일 조 전 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