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7일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및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의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해 부실조사가 이뤄지도록 방해했다고 보고, 그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 입건했다.
이어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이 국토부 1차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 12월 8일 이번 사건을 주도적으로 은폐한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 아무개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뭘 잘못했느냐. 박창진(사무장)이 잘못했으니 내리게 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꾸짖는 등 ‘지시성 질책’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땅콩 회항’ 사건 논란 이후 조 전 부사장이 그동안 행한 사과들이 비난 여론을 무마하려는 ‘거짓’ 제스처였을 거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월 12일 국토부 조사를 위해 출석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12월 14일과 15일 이틀 연속으로 박 사무장의 집을 찾아가 빈집에 사과 쪽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전무는 지난 12월 17일 검찰에 출석한 언니에게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알려졌다. 복수의 대상은 분명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을 폭로한 박 사무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임직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또한 조 전무는 대한항공 마케팅부문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유연한 조직문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라고 말해 오너 일가의 책임을 임직원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