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꿈쩍 않고 ‘토막살인’
영화 <한공주>의 모티브가 된 ‘밀양 성폭행 사건’도 10대들의 잔혹성을 언급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2004년 울산에 거주하는 한 여중생을 무려 44명의 청소년들이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여동생과 고종사촌 언니까지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사건내용도 경악스럽지만 문제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도 가벼웠다는 점이다.
가해자들 중에 시의원, 의사, 경찰, 교수 등 고위층 자녀들이 많았는데 검찰은 44명 가운데 10명만 기소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았다.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과자라는 ‘빨간 줄’도 없이 사회로 돌아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정상적인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엽기 살인극을 벌인 10대도 있다. 지난 2013년 평소 알고 지내던 여학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심 아무개 군(당시 19세)이 장본인. 심 군은 피해자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고 일부를 모텔 화장실 변기에 버리기까지 했다.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 시신은 자신의 집 장롱에 숨기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이 모든 일을 술도 마시지 않은 멀쩡한 상태에서 저질렀는데 심 군은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