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앤 스피드 타고난 준족에 끈기도 좋아졌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선버스터(3세·수·1전1/0/0·이신근·서범석)=토요일 1경주에서 출전해 첫경주에서 첫승을 올린 기대주. 주행검사 때부터 싹수를 보여줬던 말인데, 기대대로 잘 뛰어주었다. 출발을 늦게 해 맨 후미에서 뛰었지만 외곽 추입으로 앞서가던 말들을 모조로 ‘때려잡고’ 한수위의 기량을 발휘했다. 막판에 안쪽으로 치우치는 기미를 보였지만 출발이 늦어 중반에 무리하게 속도를 올린 후유증으로 보였고, 그럼에도 종반탄력은 수준급이었다. 체구도 적당하고 주행자세와 지구력이 좋아 출발만 보강하면 연승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1100~1700미터 경주에서 활약한 오피서의 자마로 장거리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중거리까지는 무난히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워앤스피드(3세·암·3전2/0/0·노병석·홍대유)=그동안에도 뛰어난 스피드를 인정받은 말인데, 이번엔 무거운 주로에서 기록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선입으로 따라가면서 막판에 역전승할 만큼 종반 끈기도 좋아졌다. 승군했지만 4군엔 강한 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컨디션만 잘 관리한다면 연승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1000미터에서 2000미터까지 고르게 활약했던 피스룰즈의 자마로 거리적성도 긴 편인데 실전에서도 크게 흠잡을 데 없을 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적황제(4세·수·9전4/2/1·이기훈·서정하)=잘 뛰었던 말인데 직전경주는 휴양으로 인한 공백기 후유증에다 경주 전개도 많이 꼬여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엔 단승식 인기가 5위였지만 차분하게 자리 잡고 따라가 추진하자 58kg의 부담중량을 극복하고 우승했다. 1200~3200미터까지 고르게 활약을 했던 장거리형 씨수말 인그란디어의 자마로 거리가 늘어날수록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말이다. 2군으로 승군해 상대가 강해지겠지만 대신 부담중량은 훨씬 가벼워질 것이라 바로 도전해볼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디플러메틱미션(3세·수·3전0/1/0·김창식·서범석)=데뷔전에선 진로가 막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두 번째 경주에선 중간에 너무 후미로 처져 별 의미없는 경주를 치른 마필이었다. 이번엔 초반부터 김동수 기수가 적극적으로 독려하면서 선두권에 가세해 외곽선입으로 2위를 차지했다. 복승식 배당은 24.6배. 강축과 동반입상한 경우치고는 아주 큰 배당이었다. 막판에 안쪽으로 기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 힘이 차기 시작했고, 전개가 수월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음 경주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
#파워시티(4세·거·9전5/2/0·최종환·이신영)=필자와는 운이 통한다고 할까. 입상할 때마다 베팅이 적중해 기분이 좋은 말이다. 유연성은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파워가 좋은 마필로 1400에선 강미를 풍길 말로 일찍부터 판단하고 있었는데, 판단이 정확했는지 운이 좋았는지 이번에 1400미터 강자들을 모조리 이겼다. 1000~1600미터 경주에서 활약했던 아처시티슬루와 출전경험이 없는 파워불 사이에서 태어난 마필로 부마와 모마만 보면 혈통적 기대치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조부마(슬루시티슬루)와 외조부(홀리불)의 이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거리에 잘 적응하고 있고 아직 2군에 남아있는 만큼 다음 경주도 부담중량만 잘 극복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업(4세·암·6전2/0/1·이동훈·박대흥)=지난해 7월에 주행중지된 이후 지난달에 복귀전을 치렀던 말. 출발이 들쭉날쭉해 애를 먹이는 말인데, 직전경주에서도 늦출발을 해 3위를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상당한 여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경주 압도적인 인기마로 팔렸다. 늦출발에 대한 팬들의 우려에 대해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산뜻하게 나와 먼저 고개를 내민 2번 광풍까지 넘어가버렸다. 결과는 2위와 7마신 차이. 앞으로도 출발을 이 정도로만 해준다면 이제 4군에 올라간 만큼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부마는 캐피털스팬딩으로 장거리까지 꾸준하게 뛰면서 오랫동안 활약해주는 혈통이다.
#코스모스(3세·수·5전2/0/0·(주)나스카·김양선)=5번을 치르는 동안 별다른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전의 1승은 약체를 상대로 이긴 감이 있었고 상대가 강해지자 주파기록은 엇비슷했지만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다. 선입력을 발휘하며 일찍 가세하고도 막판까지 좋은 걸음을 과시해 이제 힘이 찬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의 입상이 우연이 아니라면 4군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마필이다.
부마는 오피서로 앞서의 선버스터와는 형제 사이다. 모마는 갬블투빅토리로 [G2]경주에서도 입상을 했던 말이다. 부경 1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간다이가 이 말의 자마다.
#느마치(4세·암·6전1/1/1·한영희·최기홍)=부경 금요경마 9경주의 우승마다. 그동안 두 번 입상을 했지만 같이 경쟁했던 말들에 비해 딱히 낫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별 특징이 없었다. 이번 경주도 확연히 달라진 점은 없지만 지구력은 상당히 보강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따라붙기 위해서 상당한 힘을 썼는데도 막판에 2위마를 10마신이나 따돌린 점은 그만큼 힘이 좋아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징검다리 승부를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말의 차기행보도 주목해본다.
1000~1600미터까지 입상했던 피코센트럴의 자마다. 모계형제마로는 부경1군에서 활약했던 성산대군과 서울 2군에서 현재 활약 중인 으뜸누리가 있다.
#스피드메이드(4세·거·10전4/4/0·우만식·김영관)=완전한 자유마로 레퍼토리가 다양해 기수의 입장에선 가장 타기가 쉬운 말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57kg의 부담중량을 달고 52kg의 서울강자와 프로페서실버를 7~8마신이나 이겼다. 레디스이미지와 미스풀저니의 자마로 혈통상으로는 장거리형이 아니지만 현재 1900미터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뛰어주고 있고 2000미터도 순조롭게 적응할 전망이다. 이런 것이 훈련의 힘이 아닐까.
#북벌신화(4세·암·7전2/2/1·남석우·김영관)=심한 기복을 보여온 능력마인데, 졸전을 벌인 경주가 모두 선행에 실패하고 안쪽에서 따라갔던 경주임을 감안하면 선행이나 외곽주행이 더 어울린다. 직전경주에선 외곽선입으로 2위를 했는데 여력이 있었다. 그런 점 때문인지 이번엔 액면상으로는 다른 마필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도 압도적인 인기마로 팔렸고 실전결과도 2위마(세레스)를 11마신이나 이겼다. 1200~2000미터까지 활약했던 엑톤파크의 자마로 모마는 어리틀포크다. 국1군에서 활약하다 이제는 번식마로 전환한 노던파크와는 전형제마(부모가 같은 말)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