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대한항공
지난달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찍힌 이 동영상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탄 대한항공 KE086 여객기는 연결통로와 분리돼 엔진시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잉카(견인차량)에 의해 0시 53분 38초에 후진(푸시백)하기 시작했다. 주기장 내에서 23초간 약 17m를 후진한 여객기는 3분 2초간 멈춰 있다가 다시 전진해 0시 57분 42초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영상은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성우)에서 열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바 있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항공기가 주기장 내에서 약 17ｍ 이동했다가 램프리턴(탑승게이트 복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비행기 출입구와 연결된 램프로 돌아간 것이 ‘항로’ 변경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일반적으로 항공관련 법규에서 ‘항로’ 개념은 ‘항공로’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해 고도 200m 이상의 관제구역(항공국의 운항 관제사의 관제구역 의미)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JFK공항은 항공기가 주기장에서 240ｍ, 유도로에서 3200ｍ 이동해 활주로에 이르게 된다”며 “따라서 해당 항공기가 ‘활주로’는 물론 유도로로 이동하기 전이고, ‘공항공단’의 관리를 받는 주기장에서의 이동이기 때문에 이번 ‘땅콩회항’이 항로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 측도 전날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가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며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땅콩회항’ 사건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가장 중한 범죄에 속한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