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발탁에 ‘만사현통’ 김현지 재부각…두문불출 정진상 비선실세 논란, 당·정·청 곳곳에 포진

임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보은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임 비서실장 아내 이경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총영사의 남동생인 이승엽 변호사는 이 대통령 대장동·공직선거법·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이다. 관련 사건을 맡은 뒤 경기도 고문 변호사로 위촉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통령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까지 거론됐다가 비판이 나오자 무산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선 경기도-성남 라인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0월 14일 “최고 실세 김현지 부속실장과 성남·경기 라인의 얼굴마담을 세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정부의 인재풀이 좁은 건가, 아니면 다들 난파선에 올라타길 고사한 건가”라며 “그나마 청와대 안의 레드팀 역할을 해왔다는 강훈식 실장마저 김현지 부속실장에게 밀려난 상황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타깃 대상인 김현지 부속실장은 경성 라인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 부속실장은 2000년대 초반 성남시민모임 때부터 이 대통령과 알고 지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2006년 이 대통령이 제4회 지방선거에 출마하자 이 대통령과의 동행을 멈췄고,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다시 합류했다고 한다. 이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대표 시절까지 이 대통령과 함께한 복심으로 꼽힌다.
김 부속실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그림자 실세로 지목됐다. 김 부속실장(당시 총무비서관)을 통하지 않으면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만사현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이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 부속실장 채택을 예고한 뒤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대통령실이 업무 효율성 등을 감안해 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부속실장을 보호하려는 조치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2025년 12월 2일에는 ‘김남국·문진석 인사 청탁 논란’ 때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당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같은 당 문진석 의원으로부터 인사 청탁성 문자를 받은 뒤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내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부속실장이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 비서실장 권한인 인사·조직 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 대통령이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 바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 부원장은 2009년 성남 지역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 됐을 때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취임한 다음에는 인수위와 경기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재명 지도부에서는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맡았다.
앞서 검찰은 김 부원장이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 시절 대장동 사업 등에 대한 편의 제공 대가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1억 9000만 원을 받았다고 기소했다. 2021년 이 대통령 대선 경선자금으로 8억 4700만 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2025년 2월 2심에서 징역 5년, 벌금 7000만 원, 추징금 6억 7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부원장은 법정구속 됐다가 같은 해 8월 보석 석방됐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 부원장보다 이 대통령에 한 단계 더 가깝다고 알려진 정 실장은 1995년 시민단체 성남시민모임을 통해 이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2010년 성남시장 인수위원회 간사를 맡았고,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 있었다. 이재명 지도부 때는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정 전 실장은 2억 4000만 원 수수(개인 뇌물), 대장동 개발 이익 428억 원 분배 약속 및 배임, 위례신도시 비밀 정보 민간업자에 제공,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다. 2022년 12월 구속기소 됐고, 2023년 4월 보석 석방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두문불출하고 있는 정 전 실장이 대통령 인사를 움직이는 비선 실세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경성 라인 인사들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청와대에는 윤기천 총무비서관, 김용채 인사비서관, 김락중 국정과제비서관, 권순정 정무기획비서관 등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경기 라인’으로 분류된다. 홍 장관은 경기도에서 도로정책과장, 철도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낼 때 도시주택실장으로 일했다. 이 대통령 핵심 정책인 ‘기본정책 시리즈’ 중 ‘기본주택’을 추진한 인물이다.
임문영 민주당 의원은 2017년 성남시정 정책보좌관, 경기도지사 인수위 4차산업혁명특위 부위원장, 경기도 정보화정책보좌관·미래성장정책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초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경성 라인들은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도 이름이 거론된다. 김현지 부속실장 결혼식 주례를 선 것으로 알려진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서류·면접 심사에서 각각 8위와 5위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지만, 최종 임명됐다.
중앙대 법대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동문인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서류심사에서는 3위, 면접심사에서는 2위를 기록했지만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원장은 성남시민모임의 초대 사무국장으로 일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집행위원장, 김 부속실장은 간사로 있었다.
장건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2004년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이때 이 대통령은 집행위원장, 김 부속실장은 사무국장이었다. 금융과 기금운용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임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하동근·남광우·장건 등이 국회가 의결한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에 대해 “국회가 모욕당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직무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날 기후위 국정감사는 남광우 원장이 자기소개서·직무수행계획서 미제출을 두고 여야 충돌 끝에 파행됐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0월 15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강훈식·김현지 갈등설’에 대해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어떤 루머들이 정통 담론을 뒤흔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그런 소문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성 수석은 “우리 청와대는 그동안 강훈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모든 비서실 시스템이 굴러가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다. 임 비서실장에 대한 ‘보은성 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루머와 실체적 진실은 다른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단 대부분 ‘약진’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 FC 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관련 변호인단은 대부분 요직에 올랐다.
청와대에는 이태형 공직기강비서관, 전치영 민정비서관, 이장형 법무비서관이 근무 중이다. 이태형 비서관은 대장동·공직선거법 등을, 전치영 비서관은 고 김문기 씨·백현동 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사건을, 이장형 비서관은 대북송금 사건을 각각 변호했다.
정부 부처와 권력기관에도 변호인 출신들이 진출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대장동·위례동·백현동·성남 FC 재판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을 변호했다. 김희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공직선거법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단 출신이다. 조상호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대장동 사건을 맡은 바 있다.
외교 분야에서는 차지훈 주유엔대사가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외교 관련 경력이 전무해 보은성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국무총리실에는 같은 사건을 변호한 나승철 민정실장이 있다. 조원철 처장과 이찬진 원장, 차지훈 대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라는 공통점도 있다.
국회에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다. 박 의원은 대장동·위례·성남 FC 사건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변호한 뒤 2024년 총선에서 당선됐다.
대장동,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대북송금 등의 사건을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광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의 처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같은 사건을 맡았던 김종근 변호사도 공직에 오르지 않았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