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해 ‘포천 빌라 고무통 살인사건’의 피고인 이 아무개 씨(여·50)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 살인사건은 시신이 집 안의 고무통 속에 10년째 보관된 점과, 집에서 8세 아동이 홀로 방치된 일 등이 알려지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한정훈) 심리로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남편과 내연남을 살해해 시신을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 씨는 지난 2004년에는 남편인 박 아무개 씨(사망 당시 41세)를, 2013년에는 내연관계던 A 씨(사망 당시 49세)를 살해해 집 안의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또한 이 씨는 자신의 아들(8)을 두 달 넘게 시신과 쓰레기로 어지럽힌 집에 방치한 혐의(아동보호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타인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엽기적인 방식으로 시신을 유기해 심각하게 훼손한 점, 시신을 유기한 집에 다른 내연남을 들인 점 등 범죄사실이 참혹하고 대담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신에서 나는 냄새를 숨기려 일부러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고, 그 집에 어린 아들을 방치한 점, 전 남편 살해에 대해서는 끝내 부인하는 점, 공판 과정에서 내내 일부러 심신미약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사회와 영구적인 격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씨는 내연남 A 씨를 살해하고 아들을 내버려둔 점은 인정했지만, 전 남편은 자신이 살해하지 않고 자연사했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이 씨의 변호사는 “전 남편을 죽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고, 단순히 몸에서 독실아민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남편을 살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전 남편 살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씨가 다른 혐의는 모두 인정했으며, 과거 어린 아들이 죽은 후 지속적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점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씨는 최후 진술에서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으며 “A 씨는 내가 목 졸라 죽였지만 전 남편은 죽어있었고, (시체를 유기한 후)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눈물을 보이던 이 씨는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남편도 죽였다고 해야지’라며 검사님이 야단쳤다”며 검찰 수사과정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지검 김희준 차장검사는 “남편 살해 부분에 대해 혐의를 추궁한 것일 뿐 진술을 강요한 적이 없다”며 “조사과정을 모두 영상으로 녹화했기 때문에 자백을 강요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월 11일 의정부지법 2호 법정에서 열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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