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집(당구장)에서 부모님과 함께한 정두언 의원. 당시 그의 당구실력은 ‘250’이었다고. | ||
그는 노래 실력 못지않게 연기에도 소질을 보인 바 있다. 아직도 장래 희망이 “영화배우”라고 밝힐 만큼 연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87년 모 방송국의 탤런트 시험에 5차까지 합격한 경험이 있기 때문. 당시 그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행시에 합격한 잘나가는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민주화 열망을 짓밟은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 조치를 보고 치욕스러운 공직생활을 접을 생각”으로 배우의 길을 택하려 했다. 5차까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지막 최종 면접을 남겨두었는데 집안의 반대로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그가 방송국 문을 열어 젖혔다면 아마 지금쯤 ‘동기’ 최수지씨와 공연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응시했던 탤런트 시험이 바로 대하드라마 <토지>의 출연자를 뽑는 특채였기 때문이었다.
정 의원은 19년 공직 생활 중 15년 간을 총리실에서 근무했을 정도로 ‘총리실 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라는 책을 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누가 최고 최악인지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 그는 책을 쓴 배경에 대해 “공무원들이 평소 일을 하면서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점들을 내가 정리했다. 예를 들면 총리에게 말씀자료 같은 것을 써 주는데 ‘바쁘신데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까지 일일이 적어주어야 할 만큼 구태의연한 업무가 많았다. 본질은 내용인데 신춘문예 출품할 것도 아니면서 말투 문장 등에만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한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책을 내고 난 뒤 자신을 최악 총리로 여긴 한 전직 총리가 내용증명까지 보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해서 인간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누가 최고의 총리라고 생각하느냐”에 질문에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법에 정해진 총리의 권한을 분명히 행사하려 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가수’ 정두언 의원의 18번은 빌리 조엘의 ‘Honesty’(정직)다. 그의 정직한 의정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