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교수.
◇니코틴 중독으로 인한 흡연 욕구...수년 후까지 지속될 수 있어
2013년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남자 흡연자 2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의 현재 흡연율은 42.1%이며 30~40대 남성의 절반이 흡연자다. 굳게 다짐했지만 금연의 길은 왜 이토록 멀고도 험할까. 이유는 바로 니코틴 중독. 니코틴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흥분, 기분의 상승, 주의력 및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니코틴에 의한 대뇌의 활동이라기보다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금단 증상이 해소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흡연으로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긍정적 보상을 받게 되면 흡연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며, 이러한 갈망은 금연 후 수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전자담배, 니코틴 대체제...금연 효과는?
금연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금연 보조제이다. 금연 보조제로는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사탕, 부프로피온 서방정, 바레니클린(챔픽스)의 경구약물이 있다.
니코틴 보조제인 니코틴 패치는 뇌에 니코틴을 서서히 전달해 금단 증상을 줄여 금연에 도움을 준다. 경구약물인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해 작용약과 길항제 두 가지의 효과로 금연을 효과적으로 도와준다. 그러나 두통, 구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정신 질환을 가진 흡연자나 임산부,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대체재 사용 전 반드시 의료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최근 흡연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전자담배는 발암물질인 타르는 없지만 니코틴을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이 담배 못지않게 많아 인체에 해롭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초기 흡연 도구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등 전자담배가 흡연 전단계로 이용되기도 하여 금연 보조제나 흡연 대체요법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샤워 자주 하면 금연 금단 증상 줄여줘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니코틴 중독에 의한 만성질환이므로 의지만으로 금연하기는 매우 어렵다. 흡연자들은 질환을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효과적인 금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연은 새해나 생일 등의 특별한 날을 정해 실행하고 같이 금연 할 친구나 동반자가 있다면 도움이 된다. 가족들이나 친지, 친구들에게 금연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금연을 위해 담배를 생각나게 하는 물품, 장소를 피하고, 평소 담배를 피우던 시간에는 바쁘게 보낸다. 흡연은 술이나 커피 등의 일상 습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금연 초기 1달 동안은 술자리를 삼가고 커피 대신 생수나 녹차 등으로 변경하도록 한다.
식사 후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고 15~20분 정도 산책 등을 통해 생각을 전환해 준다. 하루에 8~10컵 정도 수분을 섭취하고 샤워를 자주 하면 니코틴의 배출을 도와 금단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담배 구매 비용을 계산해 담배의 유혹을 뿌리친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다.
금연 후에는 체내의 니코틴 감소로 인해 체중증가가 올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격렬한 운동이 금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를 맞아 금연과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크로스핏 등의 격렬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흡연자는 비타민 C의 소비량이 많으므로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하루 10개 이상의 담배를 피웠거나 니코틴 의존도가 심한 경우, 과거 여러 번 금연 시도에 실패했다면 금연 상담 전문 의료진이나 금연 클리닉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약물치료와 금연 상담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6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보통 금연 성공으로 본다. 그러나 흡연에 대한 갈망은 몇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고 ‘한 대쯤이야’라는 생각에 흡연 재발의 위험이 높아 금연에 대한 마음을 다잡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