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맹세 주부들도 썰물처럼…
몽드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사과문.
우선 순면·오트밀·동백유 등 좋은 재료로 만든 ‘웰빙 물티슈’라는 이미지를 통해 신뢰도를 쌓아갔다. 사업 초반부터 제품에 대한 홍보보다는 자선공연과 후원활동으로 사회 공헌에 힘쓴 것도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이 됐다. 여기에 2011년 11월 아기용 물티슈에 화학 방부제가 들어있다는 TV고발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면서 ‘웰빙’을 강조한 몽드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입소문의 힘은 대단했다. 2010년 28억, 2011년 33억에 그쳤던 연매출은 2012년 100억 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몽드드는 2013년엔 마침내 아기 물티슈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상복’도 터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수여하는 ‘2013 글로벌 브랜드’로 선정되는가 하면 ‘2013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대상’ 아기물티슈 부분 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또 ‘소비자 중심경영 인증(CCM)’도 획득해 이를 기념한 반값 행사를 진행했는데 엄마들의 엄청난 호응에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몽드드 대란’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남들이 보면 기적과도 같은 성장이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성공 노하우가 있었다. 무엇보다 몽드드는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행보를 고집했다. 서포터즈를 모집해 고객과 직접적으로 만나 소통하고 물티슈를 제조하는 과정을 공개해 제품에 대한 신뢰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 물티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솔직하게 전 성분을 공개하고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반품·환불 등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신뢰가 무기였던 몽드드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쳤다. 지난해 8월 물티슈에 포함된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성분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로 인해 몽드드는 24시간 반품 및 환불을 요청하는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유 전 대표는 물론 이루마와 그의 부인 손혜임 씨(36)까지 나서 “해당 물질은 화장품에도 사용되는 안전한 성분이다. 믿어 달라”며 호소문을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랜 사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물질”이라고 발표하면서 끝이 났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논란 직후부터 몽드드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자 소비자들의 신뢰가 더욱 강해진 것. 회사의 존폐가 달린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환불요구를 100% 수용한 태도에 감동받은 소비자들은 오히려 몽드드를 위로하며 앞으로의 충성맹세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초 유 전 대표의 ‘벤틀리 엽기 질주 사건’과 마약 의혹 사건이 벌어지자 그를 지지했던 엄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반품·환불 요청이 줄 잇는 것은 물론이고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여 몽드드는 창립 6년 만에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