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두 사건 일부러 수법 바꿔”
최풍식 팀장(56·경위)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김용훈 일당을 성정동 살인사건의 범인으로만 단정 짓고 수사를 종결했더라면 상계동 주점 살인사건은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 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76년 경찰에 투신한 최 팀장은 30년 가까이 강력반에서 근무해온 오리지널 ‘강력통’ 형사다. 2005년 11월 충남 H 대 경리부장을 살해한 김 아무개 씨(43) 일당을 검거하고 김 씨의 추가범행을 밝혀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 팀장은 철저한 조사와 확실한 증거자료 수집을 통해 김 씨가 당시 기소된 살인사건 이외에도 7건의 살인을 추가로 저질렀으며 이미 공범으로 구속된 라 아무개 씨 말고도 친형과 친구가 추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됐었다.
갖가지 강력사건들에 파묻혀 사는 강력팀장이지만 그는 항상 부드러운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특히 피의자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최 팀장의 노하우는 관내에서 정평이 나 있다.
“옛날처럼 주먹구구식 수사는 이제 통하지 않아요. 날로 지능화되는 범죄 수법을 따라잡고 새로운 수사 기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가령 피의자의 추가혐의는 철저한 조사와 증거를 토대로 밝혀내야 하는 것이고 피의자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은 수사진의 스킬이에요. 저는 피의자라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한다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 조사 기간 동안은 누가 조사하고 조사받느냐만 빼면 형사나 피의자나 같은 환경에서 지내는 셈이죠. 밥도 같이 먹고 커피도 같이 타 마시고…. 당시에도 합리적으로 조사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해줬던 것에 김 씨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습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