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경찰서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박 아무개 씨(22)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월 초 인터넷에서 컬러 프린터와 A4 용지를 구매한 뒤, 은행에서 발급받은 10만 원 권 자기앞수표를 복사해 위조수표를 만들었다.
박 씨는 음식을 주문해 거스름돈을 챙기는 수법으로 13차례에 걸쳐 13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박 씨는 지난 2014년 말 개봉한 영화 <기술자들>을 보던 중 주인공이 대형 인쇄기로 위조수표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이 같은 범행 수법을 떠올렸다.
박 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주로 어두운 주택가 골목길에서 배달원을 만났다. 경기도 의정부, 평택, 수원 등지에서 원정 범행을 일삼기도 했다.
박 씨는 배달원들이 시간에 쫓기는데다, 수표 뒤에 이름과 연락처만 적으면 별다른 신분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경찰은 수표를 입금하려던 점주들의 잇따른 신고로 수사망을 좁혀 PC방에 있던 박 씨를 검거했다. 박 씨의 웃옷 주머니에는 미처 쓰지 않은 위조수표 136장이 들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수표를 더 많이 위조·유통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 중”이라며 “수표 거래 시 자기앞수표의 글자 색이 변해야 진짜 수표라는 점을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채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