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실적 발표를 통해 2014년 4분기 매출액 13조 8461억 원, 영업손실 223억 원, 당기순손실 379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14년 4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4년 영업손실 규모는 총 3조 2495억 원으로 늘어났다. 사상 최대의 영업적자를 낸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핵심 수출 제조업인 조선 산업의 기반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2011년만 해도 연간 4조~5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순항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가 본격화되자 2012년 2조 원대로 이익 규모가 줄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은 2013년 말까지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조선사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들어 글로벌 시장 발주 침체,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상승, 대손충당금 설정 등이 맞물리며 3조 2000억 원대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9월 권오갑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해 사업·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 2014년 4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4분기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매출이 소폭 증가했고, 적자폭이 지난 2014년 3분기에 비해 75% 정도 줄어든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2015년에도 글로벌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현대중공업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불투명하다.
한편 본사 직원만 3만 명 가까이 되는 현대중공업의 실적 부진은 울산 지역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선박 제조 협력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울산지역 제조업 분야 임금체불액은 130억 원 규모로 대부분 소규모 선박, 부품 협력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채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