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 vs “방어”…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여권의 ‘박원순 저격 특위’ 활동에 대해 야권에서는 박원순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박원순 저격 특위는 공식적인 활동보다는 박 시장에 대한 자료 수집 등을 기반으로 물밑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당 차원에서 박 시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다면 자칫 ‘정치공세’ 비판이나 ‘박 시장 띄워주기’ 등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노근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면 서울시에서 자료를 안 내준다든지 움츠리기 때문에 암암리에 자료 수집을 하고 있다. 우리가 요구하거나 고발할 수 있는 건 하고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시민단체가 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의원을 통해 자료를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족벌 재벌처럼 박 시장도 낙하산 인사를 통해 문어발식 족벌 시민단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해 인사문제를 중점적으로 수집 중이다”라고 밝혔다.
보수단체들은 연대를 통해 더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2012년 박 시장이 당선된 후 아들 병역 문제와 시민단체 출신 낙하산 인사 문제 등 박 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최근 공교육살리기시민연합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9개 단체 연합으로 구성된 박원순시정농단진상조사시민연대는 새로 이전한 서울시 공관이 임차료 28억 원에 달하는 것에 대해 ‘호화공관’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또한 이들은 박 시장 측근인 김원이 서울시 정무수석이 1급 공무원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받은 것과 관련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발하기도 했다.
보수 세력 공세가 끊이지 않자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측은 최근 ‘박원순 지키기 특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시당에서 박원순 지키기 특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시당이 조직 구성 중이기 때문에 3월 중순 정도가 돼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새누리당 특위가 공식 활동이 없기 때문에 그 움직임에 따라 연동돼서 우리 측도 대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새정치연합 서울시의원들은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자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보수단체 고발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일부 시의원들이 맞대응하자고 주장해서 신경민 서울시당 위원장이 좀 더 이야기해보자고 다독였다. 시 의원 중 한 명은 자기 사재를 털어서라도 하고 싶어 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만약 특위를 구성한다면 박원순 시장 지키기라는 노골적 내용이 아닌 다른 명칭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신경민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광역단체장에 대한 저격특위를 만드는 것은 흔치 않다. 저격특위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개적으로 회견하고 회의장 등에서 비판 발언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본다”며 “서울시당 조직구성이 끝나면 방탄특위를 만드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느슨하게 시의원 국회의원 안행위와 연대해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논의해보려고 한다. 시당에서는 맞대응하자는 의견과 맞대응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갈리고 있어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새 지도부와 시당, 안행위와 함께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