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구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경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 다세대주택 공터에서 A 씨(29)가 차량에 있던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뒤늦게 현장으로 뛰쳐나온 전 여자친구 B 씨(33)가 불을 끄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3년 전 만나 경북 칠곡군 석적읍의 원룸과 경북 구미의 A 씨 부모집에서 2년간 동거를 하다 3개월 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헤어진 상태였다.
이후 A 씨는 B 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B 씨는 경찰조사에서 “A 씨가 카카오톡으로 ‘미치는 꼴 안 보려면 빨리 집 앞으로 나와라’, ‘불 지른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바로 베란다로 내려다보니 실제로 A 씨가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 A씨는 동거하면서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했고 이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B 씨가 동거를 끝내고 어머니가 있는 대구로 내려왔다”면서 “A 씨가 죽어가는 장면을 모두 목격한 B 씨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B 씨 등 목격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