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박 아무개 씨(41)는 오전 5시쯤 자신이 살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25층짜리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투신하기 전 박 씨는 같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형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어 어머니 김 아무개 씨(68)를 끌고 25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박 씨는 어머니에게 동반 자살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씨가 아들을 말리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러 집에 내려간 사이 박 씨는 아래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박 씨가 술을 마셨거나 약물을 복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서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30여 년 전부터 정신지체장애 2급인 형과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1년 반쯤 전 어머니 김 씨마저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면서 박 씨는 힘들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어머니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형을 극진히 돌봐 왔지만, 나마저 병에 걸리자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흉기에 숨진 형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