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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목걸이가 화제가 된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 | ||
스타들이 걸친 소품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또한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대표적인 분야는 드라마로, 협찬사의 제품을 극의 곳곳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드라마가 제품협찬을 받는 유형은 대개 세 가지. 가장 흔한 형태가 드라마를 제작할 때 이미 협찬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경우로, PD나 제작사의 마케팅팀이 기획서를 들고 기업에 찾아가 협찬을 구한다. 외주제작사의 경우 협찬을 얻어 드라마 제작비로 충당하기 때문에 발벗고 나선다. 두 번째는 방송사의 미술센터가 전담하여 협찬을 제안하는 경우인데 최근엔 방송사 자체 제작이 그리 많지 않다.
세 번째는 업체가 대행사를 통해 드라마에 협찬을 해주는 경우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들이 여기 해당한다. 연기자가 개인의 인맥으로 협찬 받기도 하는데 때로는 드라마 자체보다 연기자의 지명도가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드라마가 협찬을 받아오면 이 제품들을 어떤 식으로 배치할 것인가는 PD와 프로그램 코디의 몫이다. 특히 무명신인이 알아서 협찬을 받아오기란 어려우므로 받아온 제품으로 이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것은 프로그램 코디의 역량이다. 이 과정에서 스타와 인연을 맺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창 주가상승중인 스타 김재원이 반년 전 <우리집>에 출연할 때만 해도 개인코디가 없어 애먹고 있었다. 이때 그를 돌봐준 프로그램 코디가 현재 김재원의 개인 코디. 사실 연기자의 경우 협찬제품으로 빛나 보이는 것이 전적으로 코디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작가가 ‘이 캐릭터는 명품을 몸에 휘감고 사는 사람이다’라고 하면 연기자가 걸칠 명품을 어떻게 해서든 협찬 받아와 입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스타급과 그렇지 못한 연기자 사이에 명암이 엇갈리기도 한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인 셈이다. 기업으로선 10억원을 들여 만든 광고보다 그 10분의 1 수준으로 10분 동안 스타에게 제품을 이용하게 하는 편이 효과적이란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드라마 협찬에 긍정적이다. ‘쫛쫛쫛가 하고 나온 제품’이라고 하면 매출 단위가 달라지므로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 아예 방송사 자체에서 드라마와 기업을 연결한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에 뛰어들기도 한다.
MBC 인터넷방송인 imbc는 시범서비스 형태로 VOD(Video on demand)에 제품광고를 딸려 내보내고 있다. <네 멋대로 해라>를 VOD로 시청할 경우 드라마 컷마다 화면 밑에 광고자막이 뜨고 주연배우가 화면에 나오면 입고 있는 옷의 광고, 또 배경에 나오는 가전제품과 가구 등에 대한 광고 등이 나오고 온라인 쇼핑까지 가능하게 했다. 기업과 드라마 제작진으로선 이같은 피피엘(PPL:Product Placement)의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윈윈전략으로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전략을 악용한 사례도 심심찮게 있어 단순한 협찬인지 간접광고인지 논란이 되기도 한다. MC 김승현은 지난 2000년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모 회사의 제품을 홍보해주고 당시 시가 8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제공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한 개그맨 남희석도 2000년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게임기를 홍보해주는 멘트를 하면서 소품으로 사용한 데 대해 조사를 받았다. 토크쇼는 출연자가 걸친 제품을 오랜 시간동안 보여줄 수 있고 말 한마디로 파급효과가 달라진다.
때문에 특히 협찬사가 가장 눈독 들이는 분야이면서 방송위원회의 요주의 대상이다. 2000년 방송위원회가 방송심의 관련 규정 중 ‘협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해 간접광고를 금지했으나 주의, 경고 수준의 단속만 이뤄져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지적. 드라마 외 시트콤이나 쇼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의 의상이나 음료 상표가 드러나지 않도록 포장하고 있지만 시청하는데 방해가 될 뿐 실효성은 의문이다.
더구나 제품을 홍보해주는 조건으로 협찬 받았기 때문에 코디들의 간접광고하려는 노력은 갈수록 기발해져간다. 상표를 가슴 대신 목 뒤에 붙인다거나, 문신을 이용한다거나, 의상 로고를 쪼개서 붙이는 등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 방송위원회나 제작진이 감시의 눈을 번뜩일수록 협찬사와 코디들이 제재를 피해 가는 방법이 다양해지므로 양쪽의 숨바꼭질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