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경고 차원에서 적당히 덮어두고 끝날 것인가. 그러지 않는다면 이 수사가 업계에 미칠 파장은 메가톤급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 PR매니저로 활동했던 K씨는 “우리 쪽에서는 불만이 많다. 수사를 하려면 탤런트 영화계 모델계 언론계도 같이 해야되는데 가뜩이나 월드컵과 MP3 여파로 피폐해진 가요계만 괴롭히느냐”라며 형평성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았다.
또 다른 시각은 대형 매니지먼트사에 대한 중소업체들의 불만이 업계의 관행화된 부당경쟁을 노출시켜 업계 스스로 심판의 과녁이 됐다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업계의 ‘빅4’(싸이더스 SM기획 도레미미디어 GM)와 중소 기획사도 다들 수사대상이다. 사실 여기까지 오기에는 무한경쟁에 놓인 기획사들이 서로 헐뜯고 ‘고자질한’ 것이 축적돼 있을 것이다”며 자조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일단 빅4에 대해 평소 불만이 있는 가수 지망생이나 경쟁업체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투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D사에서 음반을 낸 신인가수 K의 음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자 K의 아버지가 문제를 제기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많은 신인가수들에게서 그동안 쌓여온 불만의 목소리가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를 맡은 검찰 관계자의 방에는 하루에도 10통 이상의 연예비리 관련 제보전화가 걸려오는 상황이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에 상장하기 이전 주주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 주식상납 여부를 따지기 위해 취득경위 등을 따지고 주가조작 여부까지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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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는 검찰이 수사 초 표명했듯 특정 인물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구조적인 비리에 대한 수사다. 연예인 소환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하는 분위기다.
돈 문제와 함께 연예 비리에서 단골로 떠올랐던 연예인 성상납은 수사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성상납 자체가 규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가수들의 경우 미성년자가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연예 관계자는 “가수들의 경우 탤런트나 영화배우보다는 미성년자가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잘 없는 것으로 안다. 혹 ‘여자’가 끼었다고 하면 룸살롱에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라며 성상납문제까지는 수사가 비화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일부 여자 연예인들은 수사중에 기획사 사장과 PD의 진술과정에서 행여라도 ‘몸 로비’ 이야기가 나올까 두려워하고 있다. 반드시 가수가 아니더라도 일부 쇼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전체 여자 연예인들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한 고참격 연예 매니저는 지금은 대스타가 된 C, H를 비롯 여러 연예인들이 현재 검찰이 호출하고 있는 아무개 PD가 소환될 경우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상황을 알기 위해 열심히 전화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것.
또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모 기획사 사장이 자기 회사 소속의 한 아이돌 스타와 염문설을 뿌리고 있어 수사중 뜻하지 않은 불똥이 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다른 소환대상자 E씨도 평소 여자 연예인들과의 관계가 복잡해 관련자들이 떨고 있다는 소문이다. 방송사 PD인 E씨는 평소 “내 몸을 거쳐가지 않은 애들이 없다”고 자랑할 정도였다고 한다.
연예계에 깊숙이 조직폭력배가 개입해 있다는 풍문은 오랜 시간 동안 돌아다녔다. 과거 방송인 서세원씨가 영화 ‘조폭마누라’로 흥행에 성공했을 때도 ‘서씨가 모 조직이 관련된 자금을 끌어왔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후 지분문제로 협박을 받고 있다’는 풍문이 떠돌아 검찰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조폭 관련설에 대해서도 이미 첩보를 입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폭력 개입설에 대해 D영화사의 매니저였던 Q씨는 “소환된 몇몇 기획사에 과거 조폭 출신들이 있다. 그렇지만 건달이 기획사에 들어왔다고 해서 조직폭력이 개입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매니저 가운데 그쪽 출신이 비교적 많다 보니까 친분있는 후배들을 매니저로 삼게 되고 그래서 잡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깡패 출신 제작자가 많은 건 현실이지만 커다란 조직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