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형 이덕화
60, 70년대가 배경인 드라마의 남편들은 불륜이 결코 흉이 아니라고 믿는다. 조상들이 그랬듯 남자가 밖에서 ‘계집질’하는 건 당연하고 첩 한둘 거느리는 것은 오히려 능력의 상징으로 여긴다. 첩살림 하느라 조강지처와 아이들조차 돌볼 생각을 안하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수십년 전 남편들, 요즘 시대엔 어림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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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부터 <위기의 남자>, <거침없는 사랑>, <고백> 의 한 장면 | ||
만약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면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남편이 이렇게 되지 않을까? 무덤덤한 결혼생활에 지칠 때쯤 새로운 사랑에 눈뜨게 되지만, 그렇다고 조강지처를 버릴 수는 없다고 믿는다. 또는 안정된 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 사람과 새 생활을 선택하는 데 따른 비난을 감수하기엔 몸도 마음도 여리다. 그래서 이들은 아내와 애인 어느 한쪽을 완전히 선택하지 못하고 그들이 선택해주길 바란다.
궤변형 조민기
앞으로 신세대 남편에게선 이런 유형을 자주 찾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우유부단형보다는 확실하게 선택하지만 이들 입에서 나오는 말은 궤변에 불과하다. 이혼을 요구하는 이유로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여자가 좀 더 좋아서’라며 아내의 미움을 안 사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여운을 남긴다. 나쁜 남자가 되기 싫어서이지만 이보다 더 뻔뻔한 남편은 없다.
당당형 유인촌
21세기의 남편은 사랑이라고 믿으면 나이가 많든 적든 이렇게 되나 보다. 이 유형은 당당하게 아내에게 헤어질 것을 요구한다. 사유는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 어찌나 당당한지 정이 뚝 떨어져 이런 남편은 붙들고 싶은 생각도 안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당신, 예전엔 열정적으로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