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밥에 그 나물이라도 ‘꿀맛’
쿡방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속 코너로 포함되거나 아이템 중 하나로 1~2주 방송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방송시간 대비 쿡방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대표적인 것이 KBS2 <해피투게더>의 코너 중 하나였던 ‘야간매점’이다. 본래 <해피투게더>는 토크 중심의 예능프로그램이었으나 출연자들이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야식을 소개하는 ‘야간매점’ 코너가 더욱 인기를 끌었다. 방송이 끝나면 인터넷에서는 레시피를 묻는 네티즌들이 줄을 이었고 대형마트에서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만 묶음상품으로 발 빠르게 판매하기까지 했다.
주부들만 관심 있게 봤던 요리 방송이 고전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예능과 결합하자 젊은 여성들은 물론이고 남성들까지 열광하게 했다. 딱히 많은 재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맛좋은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자 너도나도 주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흥미 위주로 시작된 쿡방은 시간이 흐르면서 요리 본연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또 한 번 진화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명 셰프들이 출연하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연예인들까지 총동원돼 재미는 기본이고 ‘격식’까지 더해져 보다 완벽한 쿡방이 탄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간편화된 레시피를 제공하고 맛까지 보장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게 쿡방 마니아들의 평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