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고법 형사10부(허부열 부장판사)는 조 아무개 씨(26)에 대한 항소심에서 강간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매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친구들에게 알릴 것처럼 협박하면서 성행위를 요구한 것을 보면 강간의 범죄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13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상대로 협박해 강간하려고 한 범행 수법과 경위를 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조 씨는 온라인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A 양(당시 13세)를 만났다.
조 씨는 유사성행위 3시간에 32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뒤 A 양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하지만 조 씨는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A 양에 실제 성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요행위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아청법의 ‘강요행위’가 아동·청소년에게 제3자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강요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규정한 것이어서 강요행위를 한 사람이 직접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한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아청법상 ‘강간’ 혐의를 추가해 2심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아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