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컵·F컵녀 저리가라~ 이젠 ‘엉짱’이 대세이므니다
구라모치 유카는 ‘엉덩이 그라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른쪽은 구라모치의 사진집 표지.
도쿄의 한 성형외과. 요즘 이곳은 엉덩이를 좀 더 크고, 아름답게 만들려는 여성들의 방문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3~4년 전만 해도 거의 두 달에 1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한 달에 4명이 넘는 여성이 이 같은 시술을 받는다. 과거에는 엉덩이가 지나치게 크면 ‘지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지방흡입술을 이용해 축소하는 수술이 대부분이었다. 그 시절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이처럼 풍만한 힙라인이 일본에서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할리우드의 영향이 컸다. 제니퍼 로페즈, 비욘세, 킴 카다시안 등 최근 인기를 모은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는 유독 볼륨감 있는 힙의 소유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형 트렌드는 일본뿐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풍만한 엉덩이가 ‘섹시함의 기준’이 되는 브라질의 경우 2008년 5591건이었던 엉덩이 성형이 2013년에는 2만 1452건으로 네 배 가까이 늘어났을 만큼 인기라고 한다.
힙업 열풍은 급기야 성형에 보수적인 일본 여성들의 마음도 훔쳤다. 가장 먼저 바람이 분 곳은 유흥가와 그라비아 모델계다.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엉덩이 성형을 받은 여성 가운데 20%는 고급클럽이나 술집 여종업원들로, 한 여성은 ‘수술 후 손님 지명이 많아졌다’며 더욱 볼록한 엉덩이를 만들기 위해 다시 내원하기도 했다”고 사례를 전했다.
그동안 ‘F컵 볼륨감’ ‘G컵녀’ 등 관능적이고 풍만한 가슴을 전면적으로 내세웠던 그라비아계에서도 엉덩이가 예쁜 모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엉덩이 장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구라모치 유카(23)가 대표적인 예다. 데뷔 초부터 섹시한 엉덩이를 자신의 주무기로 삼았던 구라모치는 최근 힙업 열풍에 힘입어 TV나 잡지를 중심으로 폭넓게 활동. 명실상부한 ‘엉덩이 그라돌’로 자리매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2, 제3의 ‘엉덩이 여신’이 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그라비아 모델도 적지 않단다.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도 은밀하게 엉덩이 성형이 유행 중이다. 실제 성형을 받은 30대 회사원 여성은 “처진 힙이 올라가면서 다리가 이전보다 더 길어 보여 만족한다”고 밝혔다. 몸 전체적인 균형감을 생각한다면 가슴 확대 수술보다는 엉덩이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패드가 들어간 보정속옷.
잡지는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작은 가슴에 대한 고민이 해소되자 미를 추구하는 여성들이 성적 매력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 엉덩이 성형을 원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가슴은 패드를 넣거나 보정 브래지어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눈속임을 할 수 있지만, 엉덩이는 쉽지 않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일본 성형외과에서 실시되는 엉덩이 성형 수술 방법은 히알루론산 필러를 주입하거나 실리콘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안전하고 거부감이 적은 대신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1~2년이 지나면 효과가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가슴과 달리 엉덩이는 앉을 때마다 눌리게 되므로 모양이 망가지기도 한다. 반면, 실리콘보형물 삽입은 모양이 망가질 일이 없고 반영구적으로 힙업이 가능하지만, 체질에 따라 실리콘이 딱딱해져 “엉덩이의 보드라운 감촉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부작용이 따른다.
최근에는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허벅지 등에서 지방을 뽑아 엉덩이에 넣는 수술이 실시되고 있으나 이 역시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용은 보통 60만~90만 엔(약 550만~84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비싼 돈을 들이고, 부작용까지 감수해가며 엉덩이 성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들은 “그래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남성들의 시선이 달라졌단다. 20대 직장인 여성은 “길거리에서 헌팅을 당하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자신감 덕분에 연인과의 섹스에서도 좀 더 대담해질 수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실리콘 엉덩이’라는 사실은 비밀이다.
예쁜 엉덩이 열풍이 부는 것과 관련, 정신과 전문의인 다카기 기나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본래 포유류 동물의 암컷은 최대 섹스어필 부분이 ‘엉덩이’다. 다만 인간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그 역할이 가슴으로 대체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남성들이 풍만한 엉덩이에 열광하는데, 이는 자손을 남기고자하는 본능으로 남성이 엉덩이에 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엉덩이 성형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해 패드가 감쪽같이 들어간 보정속옷이 속속 발매되는 등 앞으로도 예쁜 엉덩이 열풍은 가열될 조짐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예쁜 엉덩이 달력도 인기 볼륨이 끝내줘요~ 예쁜 엉덩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의 한 주류업체는 매년 ‘최고의 엉덩이 미녀’를 투표로 결정하는 콘테스트를 열고, 여기서 입상하는 미녀들의 뒤태 사진을 달력에 실어 판매한다. 섹시하면서도 천박하지 않는 엉덩이 사진이 콘셉트다. 서비스 배포용이 아닌 판매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달력은 매년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무척 높다고. 2015년 콘테스트에서는 19만 5627장의 사진이 출품. 이 가운데 12장의 예쁜 엉덩이 사진을 선별해 달력으로 제작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제품 홍보도 하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