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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최영희, 정요, 김도연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한민족 태초 신화 ‘마고’를 소재로 한 영화 <마고>. 가장 인상깊었던 촬영 장면을 꼽아보라는 질문에 ‘대지의 정령’을 연기한 최영희(23)는 이렇게 말했다.
태초의 세상을 담기 위해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었구나’ 싶을 만큼 생경한 ‘오지’로만 찾아다녔다. 맨발로 강원도 삼척의 무릉계곡에서 산 정상을 오르고, 한겨울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견디며 계곡에서 헤엄을 쳤다. 또 바닷가 뻘밭에서 맨몸으로 뒹구느라 눈물이 쭉 빠질 만큼 고생도 ‘오지게’ 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신 대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느꼈다. ‘구름의 정령’인 김도연(24)은 “그 느낌은 한평생을 살아도 어쩌면 모르고 지나갈 뻔한 값진 선물처럼 여겨졌다”고 자랑한다.
“처음엔 누드로 출연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많이 망설였어요. 하지만 몸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영화라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사 없이 몸으로만 연기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도전처럼 느껴졌구요.”
당찬 신세대 최영희는 속으로는 사실 무척 떨었다고 한다. 배우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남들 앞에서 알몸으로 서기가 쉽지는 않은 일. 하지만 바닷가에서 첫 촬영을 마치고 나자 “정말 아무렇지도 않더라”고.
스태프들이 달려와 담요를 씌워주고 같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데, ‘이런 게 영화촬영의 매력이구나’ 가슴 속 깊이 느꼈다고 한다. 간혹은 지금 혹시 외국의 나체촌에 와있는 게 아닐까 하는 기분도 들었다며 깔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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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사람의 몸을 표현했어요. 순수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담겨있죠. 에로틱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가신다면 분명 실망하실 거예요.”
팀의 왕언니 격인 배우 정요(25)는 ‘벗고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그동안 많은 오해를 받았다며 가슴을 쳤다. 배우들 대부분이 우리의 태초 신화를 영화로 만든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온갖 고생을 감수하면서 영화를 찍었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선정적’이었다. 배우를 앞에 놓고 “너는 앞으로도 그런 천박한 이미지로만 나올 것”이라고 악담하는 사람조차 있었다. 일부에서는 “<쇼킹아시아>와 비슷하다”는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최영희는 발끈한다.
“과장한 건 하나도 없어요. 정치판 도살장 나이트클럽 제왕절개 등 모두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비췄어요. 이게 쇼킹한 거라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쇼킹한 거죠.”
영화가 이런 저런 몸살을 앓아서일까. 정요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말을 듣고 무척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는다. “영화를 보고는 그런 오해를 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믿는다”며 조용하게 웃는다.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 지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디 있겠어요. 이런 시도를 한 거 자체를 높이 평가해주시면 좋겠어요. 폭력과 섹스가 없는 이런 비상업적인 영화에 누가 40억원이라는 돈을 쏟아 붓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