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예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와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돈독하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연 대형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다보면 적어도 서너 명의 연예인을 만나게 된다. 어떤 유명인이 오느냐에 따라 그 미용실의 매출은 천정부지로 뛸 수도 있고,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이런 이유로 그들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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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포진되어 있는 A숍. 라이벌 관계에 있는 여자 연예인들은 누가 그곳에 오느냐에 따라 출입을 결정한다. 최근 광고말고는 뚜렷한 활동이 없는 배우 K는 활동이 왕성한 후배 톱배우 또다른 K가 오지 않도록 하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있는 터.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이 가게와 인연을 끊겠다”는 말로 엄포를 놓았다.
비슷한 이유로 A숍 사단에 합류하지 못한 연예인들이 몇 명 더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A는 더 많은 유명 연예인을 확보하고 싶지만 거액의 화장품 광고 메이크업 계약에 실권을 쥐고 있는 K의 아집에 마지못해 따르고 있는 실정.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라는 것. 대박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한 연예인 부부는 그녀에게까지 수백만원하는 핸드백을 턱하니 안겨줄 정도다. A도 그들의 아들 돌에 명품 브랜드의 키즈풀세트를 선물하는 등 ‘기브 앤 테이크’ 역시 철저하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A가 매칭 매니저라는 소문. 연예인과 가교가 될 수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위치를 이용해 많은 정·재계 실력자들의 청탁을 접수한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매력을 지닌 신세대 톱스타 M과 한 젊은 재력가의 열애설 배후에 그녀가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청순한 이미지의 L에게 한 외교관의 자제가 끝없는 프러포즈를 전한 것도 이 숍을 통해서였다. A 역시 한번 만나게는 해주었으나 관계는 불발로 그쳤다고. 앞서 말한 K 역시 틈만 나면 큰 건을 하나 엮어달라고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큰 건이 아니면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K의 구미에 맞는 사람을 A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형 사단인 B숍. 수적으로나 양적으로 막강 파워인 그곳에 몇 해 전 작지 않은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다른 숍에서 메이크업을 받던 당대 최고의 CF 모델 S가 갑자기 찾아간 것. 본래 S의 단골이던 C숍으로서는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그녀를 맞은 B숍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반가워한 것은 당연한 일.
기존 고객들의 눈총을 감수하면서까지(아직도 톱으로 군림하는 탤런트 C는 S의 등장을 환대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B숍에 발길을 끊어 B가 발을 굴렀다) 물심양면으로 공을 들였으나 S는 얼마 후 다시 C숍으로 돌아가버렸다.
B가 옛 손님 새 손님 다 놓칠 뻔한 황당한 사건이었다. 게다가 S는 C숍으로 돌아간 뒤 그간 B숍에서 있었던 일들을 마치 스파이 보고하듯 일일이 늘어놓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연예인들에게 ‘의리는 있거나 없거나’라는 업계의 금언을 상기시키는 사례로 종종 언급되곤 한다.
‘분 바르는 것들을 어찌 믿느냐’고 했다는 한 원로 분장사의 말은 연예인들의 언저리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때때로 명언이 되어 가슴을 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