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정현·박영선 되기 일단 ‘터’부터 잡아야죠
제2의 이정현·박영선을 꿈꾸는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왼쪽)과 새정치 장하나 의원.
최근에는 여권 강세지역인 영남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현역 당협위원장 교체가 예정된 부산 사하을에는 윤명희 의원이, 사하갑은 문대성 의원에 맞서 김장실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여권 내에서는 신의진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사하을과 해운대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신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한 부산 사상구에도 땅과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대변인인 강은희 의원은 이한구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공무원연금개혁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숙 의원은 수도권 또는 충청지역 출마가 점쳐지는데, 실제로도 서울 송파구와 충북 청주시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새누리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은 주영순 의원은 ‘제2의 이정현’을 노리며 지역 활동에 분주하다. 주 의원은 전라남도 목포와 신안·영암군 등에 30억 원이 넘는 토지를 소유한 자산가이기도 하다.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출신 21명 가운데 지역위원장을 꿰찬 이가 4명(김기준·서울 양천갑, 백군기·경기 용인갑, 진성준·서울 강서을, 홍의락·대구 북구을)에 불과해 더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문재인 지도부에서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친문재인계’를 자처하는 비례대표 출신이 많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의정활동 및 대중 인지도만으로 별다른 연고 없는 서울 구로구에 입성한 뒤 텃밭으로 만든 박영선 의원을 모델로 삼아 움직이는 분위기다.
특히 청년 비례대표 출신의 행보가 발 빠르다. 김광진 의원은 서갑원 전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 노련한 선배 정치인이 포진한 전남 순천·곡성 지역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장하나 의원은 경기 안양시와 제주지역을 노리고 있다. 고 김근태 의원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구에 김현·전순옥·최동익 의원이, 경기 고양시 일산에는 김기식·김용익·한명숙 의원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비해 전세권 형태가 많아 이를 통해 행보를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경기 성남중원구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은수미 의원은 세종특별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중도금을 완납했다고 신고했고, 최민희 의원은 최근 서울 동작구에 아파트 전세를 신규 계약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