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뿌린 ‘무노조 삼성’편 방송 앞뒤

	▲ 이건희 삼성회장

지난 4월29일 방영된 ‘불패신화-무노조삼성’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게시판에만 무려 3천 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 방송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도 직접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청자들은 방영 후 ‘취재 과정에서 삼성이 얼마만큼의 로비를 했을까’와 ‘삼성이 MBC에 대한 광고를 줄이지는 않을까’하는 점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삼성은 MBC는 물론이고 각 방송사들의 최대의 광고주라는 점에서 그 향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우선 팀은 삼성의 정보력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취재가 시작된 지 단 이틀 만에 삼성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던 것. 아직 본격적인 워밍업도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한 인터뷰를 촬영하고 있는 도중에도 인터뷰이에게 삼성 전·현직 직원들의 전화가 수시로 걸려왔다고 한다. 취재에 협조하기로 했던 10명 중 3명은 취재 당일 ‘못하겠다’며 거부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가는 곳마다 삼성의 로비로 턱턱 막혔던’ 것.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팀이 속한 MBC시사제작국의 다른 임직원들에게도 취재상황을 체크하려는 전화가 지속적으로 걸려왔다고 한다. 물론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 시사제작국 임직원 누구도 이러한 상황을 담당PD에게 알리지 않아 ‘진한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고.

그렇다면 방송 후의 상황은 어땠을까.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삼성이 MBC에 대한 광고량을 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현재까지 삼성은 단 한 개의 광고도 줄이지 않았다. 삼성 이건희 회장측은 ‘소소하게 대응하지 말고 정도(正道)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삼성 고위층이 ‘MBC와의 확전을 피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취재를 주도했던 한학수 PD는 “삼성에 대한 흡집내기용 방송은 아니었다. 삼성이 지금보다 더욱 큰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짚고 가야 할 문제였다”며 “삼성이 일류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고언 정도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