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라는 선정적인 화제보다도 그 대상의 의외성 때문에 호사가들의 입은 더욱 바빠진다. 낙태는커녕 섹스, 아니 키스도 아직은 안어울릴 것 같은 이 새내기 연예인 A가 그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사람들은 재삼재사 되묻는다.
어쨌건 소속사는 ‘물타기’라는 고전적인 수법과 ‘스토커’라는 유행 방법까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그녀의 이미지를 마크한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이 있듯 모든 매체를 휩쓸 듯한 상승가도에서 스스로 발을 멈춘 A는 현재 외유라는 형식으로 소속사의 탄탄한 울타리 안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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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상대는 그녀와 가까이 지내던 연예계 인사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웬만한 여자 연예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물이라고 한다. 탁월한 성적 매력이 그 원인인데 그를 만났던 모든 여자들이 그를 잊기 힘들어한다는 얘기도 따라 나오고 있다.
사실 이같은 낙태설은 오래지 않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신세대 연예인 모두가 한번씩 의심을 받았던 B양의 낙태사건. 빈혈 때문에 병원에 간 것이라며 완벽한 알리바이를 들이대던 소속사가 뒤에 하혈 증거가 나타나자 노코멘트로 일관해 결국은 소극적 인정이 됐던 사건이다.
춘천시내에서 한 산부인과 의원을 통째로 빌려 낙태를 했는데, 수술실에 들어온 딱 한 사람의 간호사에 의해 낙태사실이 퍼지고 만 탤런트 C. 그녀는 동료 탤런트 D의 아이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여성그룹 멤버 E는 남성그룹의 F와 사귀다 헤어져 눈물로 며칠을 보냈는데, 그 직후 소속사에도 비밀로 한 채 그의 아이를 은밀히 지웠다. 여기까지는 비밀이었지만 이후 연습실에서 몇 차례 혼절하는 바람에 들통이 나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이 퍼지고 말았다.
최고의 골퍼로 이름을 날리는 G 역시 독감 때문에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던 그때, 임신중이었고, 바로 국내에 들어와 낙태한 후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제는 잉꼬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H 부부 역시 혼전에 낙태를 위해 자주 국제선을 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연예인을 둘러싼 얘기 중 낙태만큼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진 것도 없다. 연예인의 사생활, 그것도 성생활은 백만가지 사례를 들어도 물리지 않는 소재니까.
게다가 반드시 두 명이 있어야 성립되는 성관계의 특성상 숨겨진 상대에 대한 호기심까지 증폭된다. 아이를 가질 정도로 둘이 관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선정적인 호기심은 잔뜩 부풀려진다.
그렇다면 왜 여자연예인 사이에서 선정성뿐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까지 고려되는 낙태가 이처럼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혼자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낙태의 특성을 모르지 않을 텐데, 그녀들은 왜 책임지지 못할 행동을 하는 걸까.
최대한 그녀들의 입장을 고려해 보자. 그녀들에게도 ‘갑자기, 어쩔 수 없이, 나도 모르게’라는 특수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들만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문란한 성생활을 즐기다 다반사로 생기는 일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실수로, 혹은 사랑하지 않지만 순간의 분위기에 이끌려 갑자기 사고가 터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한 비밀은 없고, 비밀이 공개되는 순간 회복 불가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뻔히 아는 그녀들은 누구의 압력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낙태’를 택할 수밖에 없다.
몇해 전 겨울에는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실려 온 가수 I양의 엑스레이에서 자궁내 피임 장치인 루프가 투사되어 나왔다. 아이가 있는 기혼녀들이 주로 선택하는 루프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낙태에 버금갈 만큼 다분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사람인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정말 우리는 그녀들이 아무하고도 섹스도 하지 않고, 사랑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아니면 하더라도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로 지켜서 우리의 천박한 호기심을 시험하지 말길 바라는 걸까. 이 호기심의 정체도 아리송하다.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