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스토리에 너무나 짜증납니다.” (KKJ2520)
MBC 아침드라마 <내 이름은 공주>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드라마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연일 불만이 가득 담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밝고 경쾌했던 성격의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칙칙한 신파극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대부분.
조민수 권민중 유서진이 세 자매로 출연하는 <내 이름…>은 남자에게 별 관심이 없는 노처녀 첫째, 다혈질 둘째, 공주병 막내 등 세 자매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연애담을 밝은 터치로 그려낸 코믹 가족극. 시작 당시 “오랜만에 접하는 상큼한 아침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순조로운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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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전개가 변질되면서 비난을 사고 있는 <내 이름은 …>의 한 장면. | ||
첫째는 난데없이 백혈병에 걸리고 둘째와 셋째의 연애는 이상한 삼각관계로 발전하는 등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이면서 예전의 경쾌함이 싹 사라진 것.
네티즌들은 “중간에 작가가 교체된 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왜 갑자기’ 느낌 좋은 드라마를 쓰던 작가가 중도하차했는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도 많다.
아이디 ‘ANGEL223’인 네티즌은 “저번 작가의 내용이 더 신선하고 좋던데 왜 이런 작가로 교체되었는지 모르겠군요. 도대체 어떤 근거로 교체된 건지 알고 싶네요”라며 제작진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새 작가를 향해 “제발 시청자 의견을 좀 생각해 달라”며 방향을 다시 제대로 잡아달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다.
이런 원성이 드라마 게시판을 채운 지는 벌써 한달째. 그러나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자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이코트하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초기에 집필했던 작가 조희씨는 도중하차 이유에 대해 “초기 시청률이 저조하자 방송국 고위관계자로부터 불륜이나 삼각관계 등 자극적 소재로 드라마의 성격을 바꾸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 “대본을 갑작스레 수정할 수 없어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아침드라마를 꼭 자극적으로만 몰고 가야 하느냐”며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낮은 시청률. 타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아침드라마의 시청률은 눈에 띌 정도로 높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같은 아침드라마인 KBS <새엄마>는 일일 시청률이 2위~4위, SBS <엄마의 노래>는 12위~14위까지의 순위를 꾸준히 기록하는 반면 <내 이름…>은 방송 이후 한번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결국 시청률 경쟁에서 뒤진 <…공주>는 드라마 작가뿐 아니라 PD와 다른 스태프들까지 물갈이했다. 주제 또한 자극적인 것을 주문받으면서 초반과는 분위기나 주제가 전혀 다른 드라마로 탈바꿈하게 된 것. 그러나 이후 시청률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드라마의 한 스태프는 “중간에서 성격을 바꿔 그나마 죽도 밥도 안됐다”면서 “드라마가 탄력을 받을 때까지 좀 기다려주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중간에 투입된 백호민 PD와 이은정 작가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대답했다.
아침드라마가 자극적인 소재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청률이 높은 다른 두 아침드라마 시청자들 역시 불만은 많다.
“아침부터 울고 짜고 하는 게 보기 싫다” “왜 아침드라마의 소재가 하나같이 똑같냐” “드라마 빨리 끝내라” 등등.
그러나 아침드라마의 자극적(?) 경향은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다. 곧 시작할 KBS 아침드라마 <색소폰과 찹쌀떡>의 주인공 역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두고 고민한다. 남편의 전처가 딸까지 데리고 나타나 시한부 인생임을 밝히면서 여주인공이 아내와 의사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는 내용.
아침드라마 시청자 대부분은 “제발 눈물바다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며 “방송사의 사고전환과 신선한 기획력이 아쉽다”고 꼬집고 있다.